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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보수·진보 갈등 고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이란 진보세력이 정치개혁을 추구하면서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마네이를 공격하고 있는데 대해 보수진영이 강력히 대응하고 나섬으로써 두 세력간의 갈등이 이란 전역에서 고조되고 있다.

보수진영은 지난 23일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전국 수개 도시에서 하마네이의 권위에 도전한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 아야톨라 호세인 알리 몬타제리를 규탄하는 시위를 대대적으로 벌였다.

몬타제리는 최근 들어 신정 (神政) 의 정통 상징인 하마네이의 합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란의 민주적 정치발전을 요구하는 발언들을 해오고 있다.

하마네이에 충성을 바치는 보수세력은 몬타제리의 이같은 발언에 분노해 지난 며칠간 여러 도시에서 시위를 벌인데 이어 이날 또 다시 전국 주요 도시에서 하마네이에 충성을 맹세하고 몬타제리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란 이슬람혁명을 이끌었던 고 (故)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후계자로 지명됐던 몬타제리는 지난 89년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반체제 인사들을 가혹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해임됐으며 그 이후 사실상 경찰의 감시 속에 살아왔다.

한편 지난 5월 대통령선거에서 개혁.개방노선을 내걸고 당선된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 주변의 온건세력들은 몬타제리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의회내 온건 연합 지도자인 모지드 안사리는 보수진영이 대통령의 정치개혁 계획을 좌절시키기 위해 최근의 사건들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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