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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 요격용 PAC-3 도입 빨라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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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방부는 5일 “한·미 연합 미사일의 전력 증강 문제를 검토해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김종배(준장) 합참 작전처장은 이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장거리 미사일에 대비하지 않으면 전쟁 발발 시 한·미 간의 신속한 작전 전개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이붕우 국방부 공보과장은 “패트리엇 미사일을 추가로 배치하는 등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전력을 증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거론되는 것이 북한의 미사일을 공중 요격할 수 있는 패트리엇 시스템의 강화다. 우리 군은 지난해부터 독일에서 중고 패트리엇 미사일(PAC-2)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로 내부 검토 수준이던 개량형 패트리엇 미사일(PAC-3) 도입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PAC-3는 600여 개의 산탄이 터지는 PAC-2와 달리 적의 미사일을 직접 요격하는 것으로 명중률과 격추율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2003년 이라크전에서는 스커드미사일을 100% 가까이 요격했다.

‘정밀 타격형’ 미사일 개발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우리 군은 사거리 250㎞인 지대지 미사일 ‘현무’ 200여 기를 보유하고 있다. 1998년엔 현무를 보완하고자 에이태킴스 지대지 미사일(사거리 300㎞) 수백 기를 도입하기도 했다. 탄도미사일(로켓의 추진력으로 곡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미사일)인 현무와 에이태킴스 모두 사거리가 짧고 정확도가 떨어진다.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개발에는 기본적 한계가 있다. 2001년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의 정회원이 된 데다 미국과 체결한 ‘미사일 양해각서’ 때문이다. MTCR은 미사일과 관련된 기술의 확산을 막고 핵·화학·생물학무기 등 대량파괴무기 발사 장치의 수출을 억제하는 데 목적을 둔 비공식 협의체다. MTCR에 가입하면 사정거리 300㎞, 탄두무게 500㎏ 이상의 탄도미사일 개발은 불가능하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사거리 연장, 탄두 중량 문제는 MTCR과 관련해 외교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신 우리 군은 순항미사일 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소형 제트기관을 추진체로 사용하는 순항미사일은 요격 순간까지 정밀한 유도가 가능하다. 순항미사일의 경우 탄두중량 500㎏ 이하일 경우 제한 없이 개발할 수 있다. 현재 사거리 1500㎞인 현무3C 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오차 반경이 2~3m에 불과해 성공적으로 개발이 마무리되면 정밀 타격이 가능해진다.

또 우리 군은 공대지 정밀 미사일인 재즘(JASSM)급 미사일 수백 발을 들여올 계획이다. F-15K에 장착되는 재즘의 기본 사정거리는 280㎞다. 개발 중인 신형 모델의 경우 사거리가 1000㎞에 달하고 정확도는 3m 이내다. 탄두에 목표물 위치 식별 기능을 갖춰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정효식·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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