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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팩트체커가 지적해 왔습니다

“G20 의제, 당사국 입장 균형 있는 소개 바람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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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G20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런던 AP=연합뉴스]


◆외신 번역상의 문제점=3월 24일자 16면 <점점 높아지는 보호무역주의 ‘바벨탑’>은 뉴욕 타임스(NYT)를 인용한 기사이나 의역이 많아 의미 전달이 정확하게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고, 직접 인용이 잘못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김성해 한국언론재단 객원연구위원)

우선 기사에서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경쟁에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지도자들에게 보호주의 장벽을 높이라고 요구한 만큼 2009년은 매우 위험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NYT 원문을 보면 졸릭 총재가 직접 한 말은 “매우 위험한(very dangerous) 해”라는 것뿐입니다. 직접 인용은 정확하게 해줘야겠습니다.

‘economically insecure population’은 ‘경쟁에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들’이라 했지만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계층’이라고 번역하는 게 맞겠습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의 코멘트인 “올해와 내년이 자유무역의 성패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부분도 너무 의역으로 되어 있습니다. 원문에 따르면 “향후 2년은 자유무역에 있어 재앙이 될 것”으로 번역하는 게 정확했습니다.

G20의 의제와 같이 미국과 유럽·개도국 등 각국의 입장이 엇갈리는 사안에 대해 보도할 때 NYT 같은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인용할 경우 결과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두둔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이런 사안은 여러 이해 당사국의 입장을 균형있게 소개해 주고, 여러 외국 매체를 골고루 인용해 달라는 당부도 있었습니다.

◆핵심 쟁점을 짚었어야 할 기사=박연차 비자금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연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지만 4월 1일자 4,5면의 수사 속보 기사는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합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왜 그것이 문제되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서현진 성신여대 사회교육과 교수)

이 사건의 핵심은 박 회장이 뿌린 돈이 불법 로비자금 또는 특혜에 대한 대가성 자금인지 여부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현직 정권 실세에게 ‘검은 돈’이 얼마나 전달됐는지입니다. 따라서 박 회장이 거론되는 인물을 왜 만났는지, 돈을 무슨 이유로 건넸는지, 구속된 사람들의 혐의, 금품 전달 대가가 무엇이었는지가 초점이 돼야 할 것입니다.

4월 1일자 4면에 실린 기사는 검찰의 말을 인용한 추측성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불법’이나 ‘대가성’ 부분은 별로 부각되지 않고 있습니다. 돈이 누구에게 갔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돈이 왜 그에게 갔는지와 불법 자금이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수사 중인 사안이라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검찰의 말을 인용해 쓰는 에피소드식 기사가 아니라 수사가 초점을 두어야 할 부분을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써주면 좋겠습니다.

◆미흡한 설명=3월 26일자 38면 <더 뮤지컬 어워즈>기사는 이 상이 공정한 평가방식을 도입한다는 내용입니다. 기사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도입한 여러 가지 심사방식을 소개하고 있으나 그 방식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빠져 의문을 남겼습니다. (김철리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

9명의 예심 후보선정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되는지 구체적 설명이 없습니다. 기사만으로는 9명의 집행위원회가 그 역할을 하는지, 집행위에서 별도로 후보선정위원을 추천해 구성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또 50명의 ‘공연담당 기자단’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도 궁금합니다. ‘가장 공정한 평가방식 채택’을 강조한 기사였기에 이런 부분까지 자세히 안내해 줬어야 했다는 지적입니다.

4월 1일자 13면 <제2 롯데월드 허가 확정> 기사는 허가에 이르기까지 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고 ‘정치권 공방’으로 건너뛰어 궁금증을 줬습니다. (서현진 교수)

제2 롯데월드 논란의 요지는 ▶서울 공항 동편 비행 활주로 3도 변경으로 비행 안전이 보장됐는지 ▶거세게 반발하던 공군은 롯데와 어떻게 최종 합의를 하게 됐는지 ▶정부와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일 것입니다. 따라서 합의 내용과 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려 줬으면 정치권 공방에 대한 이해가 쉬웠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