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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한 SK 만든 건 ‘SKM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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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달 31일 경기 이천에 있는 ‘SKMS 연구소’에 SK그룹의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모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지난해 말 SK텔레콤 명예회장으로 복귀한 손길승 전 회장,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 등 계열사 CEO들이 자리했다. SK그룹의 ‘경영 헌장’ 격인 ‘SK경영체계(SKMS)’ 탄생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최태원 SK 회장(왼쪽에서 넷째) 등 SK그룹 주요 최고경영자들이 최근 열린 SKMS 30주년 기념식에 함께했다. 왼쪽부터 박영호 SK㈜ 사장, 윤석경 SK건설 부회장,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 최 회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최재원 SK E&S 부회장,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 김신배 SK C&C 부회장.


= SKMS는 최태원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이 1979년 발표한 SK그룹의 경영 체계다. 최종현 회장은 75년 신년사에서 “기업 경영에서 설비 경쟁의 시대는 지났고, 이제부터는 경영 전쟁의 시대”라고 선언한 뒤 SKMS 개발에 들어갔다. 당시 2차 석유 파동으로 모든 기업이 하루하루 버티는 데 온 힘을 쏟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어떤 위기에서도 발전하려면 반드시 강한 기업 문화가 있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SKMS를 만들었다고 한다.

SKMS는 기업 경영의 핵심은 영구·존속·발전에 있고 그 주체는 ‘사람’이며, 이 때문에 회사의 발전은 개개인의 발전으로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는 “SKMS를 사람을 중심에 둔 한국식 경영학 이론의 모태”라고 설명했다.

고 최종현 회장은 “일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사람”이라며 일하는 사람의 의욕과 역량을 높여주는 데 주력했다. SKMS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방안으로 수펙스(SUPEX) 추구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SKMS를 처음 시행하던 79년 SK그룹은 SK케미칼, ㈜선경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매출 1조원 안팎의 중견 기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SK그룹은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100조원을 돌파하면서 미국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중 86위로 뛰어올랐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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