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경관피살 "효성지극한 포도대장" 눈물의 조문…22일 영결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속보]서울 동대문경찰서 경찰관 2명 살해사건을 수사중인 광주 서부경찰서는 20일 경찰관 살해범 조기호 (趙基鎬.27) 씨에 대해 살인.강도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22일께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趙씨에게 현금과 수표등 2천5백여만원을 빼앗긴 全모 (26.무직) 씨를 수배서인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인계했다.

동대문경찰서 형사반장 남궁견 (南宮堅) 경위등 3명은 같은날 오후4시쯤 순천에 도착, 全씨를 조사하던중 全씨가 趙씨에게 2천5백여만원을 빼앗겼다고 진술함에 따라 애인 정씨를 통해 趙씨를 여관으로 유인해 검거하려다 변을 당했다.

한편 南宮경위와 김상재 (金相才) 경장의 시신은 이날 전남장성군 소재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분소에서 검시를 마치고 가족에게 인계돼 경찰병원에 안치됐다.

南宮경위는 61년 순경으로 경찰에 투신한 뒤 36년간 주로 형사계.수사계에서 활약해온 베테랑으로 40여차례의 포상을 받는등 성실한 공직생활을 해왔다고 동료들은 입을 모았다.

1남2녀를 결혼시킨 뒤 부인 金옥분 (58) 씨와 함께 노모 李강길 (81) 씨를 모시고 살아온 南宮경위는 58세인 정년을 3년 연장, 지난해 5월 형사3반장에 부임했으며 내년 6월 정년퇴임예정이었다.

동대문서 이석재 (李石才) 형사과장은 "南宮경위는 '포도대장' 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맡은 일에 충실하면서도 노모에 대한 문안을 하루도 빼놓지 않는 효자로 소문나 있었다" 고 말했다.

한편 순직한 金경장은 90년 경찰생활을 시작, 92년 경장진급과 함께 동대문서에서 근무해온 형사3반의 막내로 일곱살과 세살난 두 아들과 부인 宋은주 (31) 씨를 남겼다.

경찰청은 南宮경위와 金경장에 대해 각각 1계급 특진을 추서하고 22일 오전10시 서울중구신당동 서울경찰청기동단 연병장에서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영결식을 갖기로 했다.

한편 부산 남부경찰서 형사과 직원 77명은 20일 오전 즉석모금을 통해 모은 1백여만원을 서울 동대문서에 전달했다.

나현철.전진배 기자 광주 = 천창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