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후보 3인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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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여자와 정치인의 변신은 무죄?" 시청자들은 '모두 그 얼굴이 그 얼굴' 이라고 생각하지만 당사자들은 시청자들의 무의식 속에 좋은 이미지를 남기려고 온갖 변신을 마다하지 않는다.

우선 이회창 후보는 젊고 부드러우면서도 지도력을 지닌 이미지로 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흰 머리가 제법 많았는데 지난 9월말 갈색으로 염색했다.

'젊은 이미지' 라는 유권자용과 '강한 지도력' 이라는 당내 의지표현용을 겸한 시도였다고 한다. 당내분규 중에 갈색머리는 검은색으로 변했다.

유약하지 않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였다는데 '너무 튄다' 는 지적에 다시 옅은 갈색으로 돌아갔다.

이 후보는 비슷한 시기에 안경테도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갈색테로 바꿨다.

기존의 무테 안경이 원래 날카로운 인상에 차가운 느낌마저 보탠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김대중 후보는 지난 5월 코디네이터를 영입한 후 젊고 중산층 느낌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우선 7월부터 젊은이들이 주로 착용하는 멜빵 차림을 선뵈기 시작했다.

젊고 활기차게 보이려는 전략 때문이다.

최근에는 피부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두차례씩 뜨거운 물수건으로 얼굴찜질을 하고있다.

여기에 물방울 무늬 등 잔잔한 느낌의 넥타이에 셔츠도 깃과 몸판의 색이 다르거나 색상이 강렬한 것만 주로 받쳐 입어 화려한 중산층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양복을 제외한 의상과 패션소품은 코디네이터가 백화점에서 골라온 것들이다.

이인제 후보는 "박정희로 분장하고 다닌다" 는 소리를 듣는다.

신한국당 대선후보경선에 참가하던 지난 4월 대구공항에서 우연히 "박정희와 닮았다" 는 말을 듣고 겉모양을 박정희의 이미지로 바꾸기 시작했다.

박정희에 대한 일부의 향수를 이용하는 전략을 쓴 것이다.

우선 넓적한 얼굴을 박정희처럼 길게 보이게 하려고 머리카락을 올백으로 넘기고, 군인같이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메이커업을 통해 광대뼈를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신당 창당 이후 박정희 이미지 대신 자연인 이인제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바꿨다. 높게 올렸던 머리카락 선을 조금 낮추고 처진 눈꼬리도 자연스럽게 두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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