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전거를 기차에 싣게 해주고 출퇴근용 전천후 자전거 도로 만들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이 세미나는 한국교통연구원 주최로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중앙일보가 후원했다. 이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 자전거 이용객을 위한 교차로 안전 확보 방안 등을 제시했다.

KAIST 신부용(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통그룹) 초빙교수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없애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자전거도 타자’가 아니라 ‘자전거만 타자’는 구호를 내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색성장과 자전거’ 토론회가 2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교통연구원 주최로 열렸다. 토론회 참석자들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백남철 책임연구원의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김경빈 기자]


◆도로 네트워크 완성해야=교통연구원 신희철 연구위원은 “다른 지역을 여행하면서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자전거를 열차에 탑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철도공사는 수입 감소와 승객들의 반발을 우려해 자전거의 열차 탑재를 금지하고 있다. 신 연구위원은 “승객이 많을 때는 열차의 좌석을 승객용으로 사용하고 승객이 없을 때는 뒤로 젖혀 자전거 거치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전거 탑재 열차를 운행할 경우 전국적인 자전거 붐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연구위원은 또 “국가 자전거도로 네트워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생활형 자전거도로와 정부가 개발 중인 4대 강 자전거도로를 연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중교통으로 4대 강에 접근할 수 있게 하고 하천변을 따라 자전거도로를 건설하면 4대 강 주변 이용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해야=최진석 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출퇴근과 건강을 위한 자전거의 적정 이용거리는 10㎞ 이내”라며 “10㎞ 내 자전거 출퇴근 시대를 앞당겨 도시의 건강성을 회복하자”고 밝혔다. 최 책임연구원은 “서울시민의 평균 통근거리가 8.3㎞인 점을 감안하면 도시에서 자전거 출퇴근이 가능하다”며 “문제는 전천후 자전거 통근 환경 조성”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전거는 집에서 회사까지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지만 봄에는 황사, 여름에는 비와 바람, 겨울에는 빙판과 추위 때문에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전천후 도로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 책임연구원은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서울 4대문 안이나 강남 지역에서 임대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 보관소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차로 안전 확보해야=자전거 교통사고는 차량 사고보다 사망할 가능성이 1.8배 높다. 교통연구원 한상진 녹색성장연구센터장은 “자전거 이용자는 특히 교차로에서 우회전하거나 직진하는 차량과 충돌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자전거 교통사고 사망자 중 81%가 차량과 충돌했고 47%가 교차로에서 측면 또는 정면 충돌했다는 것이다. 또 자전거 교통사고는 이용률이 높은 네덜란드나 덴마크 등에서 적은 반면 차량 위주의 정책을 펴는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높다. 국내에서는 자전거 주행거리 1억㎞당 사망자 수가 8.1명으로 네덜란드(1.1명)나 미국(5.8명)보다 턱없이 높다. 한 센터장은 “자전거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신호로 이동방향을 알리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보화 자전거 개발해야=교통연구원 문영준 연구위원은 “자전거를 탈 경우 같은 거리를 자동차로 이동했을 때에 비해 어느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았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정보화(u 바이크) 자전거를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문 연구위원은 “버스나 승용차 등이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을 계량화하고 자전거를 타면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를 산정하면 자전거 이용이 더욱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용재 중앙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고 박정오 행정안전부 지역발전과장, 고승영 서울대 교수, 이재영 대덕발전 책임연구원, 박종권 중앙일보 부장, 구흥서 삼천리자전거 전무, 김종석 자전거타기연합회 부회장, 이혜경 서울시자전거교통추진반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장정훈 기자 , 사진=김경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