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합당뒤 신한국당 후보교체론 '실종'…비주류 속속 이회창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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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과 합당한뒤 이회창 (李會昌)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요즘 신한국당에서 사라진 단어가 하나 있다.

다름 아닌 후보교체론이다.

부산 출신 범민주계로 후보교체론자였던 정의화 (鄭義和) 의원은 "이제 후보교체론은 물 건너갔다" 고 말한다.

비주류의 대 (對) 이회창 공세가 가장 날카로웠던 것은 지난달 22일 李총재가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전후. 그전부터 후보교체론은 기세를 올렸으며 이틀후 열린 李총재 지지대회에는 민주계의 대다수를 포함, 의원이 69명이나 불참했다.

이들은 거의 후보교체론자였으며 노골적인 이인제후보 지지파도 상당수였다.

그로부터 약 20일이 지난 요즘 이제 사실상 후보교체론자는 거의 없다.

강경파 비주류중 8명은 탈당해 이인제후보쪽으로 갔다.

남아 있는 사람중 당내에서 후보교체론의 불씨를 다시 지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없다.

일부가 마지막으로 탈당을 결행할지 여부를 심사숙고하는 상황이다.

이들이 후보교체론을 버리고 주류에 합류하는 과정은 다양하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지역구 여론에 따르는 것. 서울의 강성재 (姜聲才.성북을) 의원은 합당발표전인 6일 관리장 (통담당) 급 이상 2백24명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를 했다고 한다.

후보별 지지도는 이회창 61.6%, 이인제 25.3%였다고 한다.

姜의원은 이후 지역에서 열심히 대선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경선때 지지했던 이수성고문이 탈당하기 전날 "당원 여론이 이러니 탈당하지 말라" 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이 후보교체론자였던 김덕룡 (金德龍) 선대위원장 계보 의원들도 상당수가 이회창 지지로 돌아섰다고 한다.

좌장격인 박명환 (朴明煥) 의원은 "이제는 죽든 살든 이회창후보를 밀 수밖에 없으며 나는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金위원장은 처음부터 당내잔류 입장을 밝힌바 있다.

서울의 맹형규 (孟亨奎) 의원은 李총재의 의전특보이면서도 "李총재가 마음을 비워야한다" 는 암묵적 후보교체론자였는데 이제는 대표적인 대선필승론자가 됐다.

이우재 (李佑宰).홍준표 (洪準杓) 의원도 한때 후보교체론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는데 이제는 그런 의견을 거둬들였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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