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결제조건 악화 중소협력업체들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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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기업들의 신용도가 떨어지고 결제조건도 나빠짐에 따라 이들 기업과 하청관계를 맺고 있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자금사정도 심각하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대기업 협력업체 2백40개를 대상으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조사해 11일 발표한 '대기업 협력업체 자금동향' 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77%가 올 상반기에 비해 자금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1~30대그룹 협력업체의 경우 '악화됐다' 는 응답이 82.2%로 10대그룹 협력업체의 73.7%보다 높아11~30대그룹의 협력업체에 대한 결제여건이 10대그룹보다 상대적으로 더욱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30대그룹과 거래해온 협력업체들은 중소기업 가운데서는 자금사정이 좋아 신용대출이나 어음할인을 어렵지 않게 받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55.3%가 대출연장이나 어음할인때 추가담보를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30대그룹의 어음도 할인이 되지 않아 어음할인을 받으려면 추가 담보를 넣거나 아니면 사채시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 이라고 설명했다.

납품대금의 현금결제는 올 상반기의 14.6%에서 7월 이후 14. 3%로 줄어들었다.

자금난의 악화로 이들 업체의 21%가 '한번 이상 부도위기를 경험'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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