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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울트라 마라톤 대회 참가 임덕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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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북한산초등학교에 골인한 뒤 한자리에 모인 철인들. 사진 왼쪽부터 김학룡, 임덕찬, 윤왕용, 손종인, 구자영씨.

"마라톤은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라지만 혼자 하기에는 어려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우리 다섯명이 서로 힘을 북돋워가며 끝까지 함께 뛴 덕분에 '5산 9언더'의 대기록이 우르르 수립될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일 107명이 참가한 가운데 벌어진 '제2회 5산 종주 산악 울트라 마라톤대회'에서 서울 근교 5개 산(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을 잇는 67km의 산길을 9시간 이내에 주파한 임덕찬(44.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씨는 '꿈의 기록'을 수립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 대회에서는 임씨 외에도 구자영(44).윤왕용(44).손종인(37).김학룡(37)씨가 시종 선두그룹으로 달린 끝에 나란히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오전 4시6분, 중계동 10번 버스 종점을 출발해 불암산과 수락산을 달린 뒤 도로를 따라 이동해 다시 사패산과 도봉산을 달렸지요. 마지막으로 오른 북한산에서는 원효암 부근에서 길을 잃는 바람에 약 20분을 지체했지요. 의상봉에 닿으니 (9시간 이내 주파까지는) 18분밖에 남지 않았어요.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앞뒤 안보고 골인 지점인 북한산 초등학교까지 내달렸어요."

임씨는 3월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56분42초로 '서브(sub)-3'(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로 달리는 것)'를 달성했고 4월에는 충북 대청호반 울트라마라톤 100㎞에 도전해 12시간47분의 기록으로 완주한 철인이다.

임씨가 마라톤에 입문한 것은 불과 3년여 전이다. 2000년 회사 야유회에서 허리를 다쳐 오래 병원 신세를 진 뒤 주위의 권유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허리둘레가 36인치에서 30인치로, 몸무게가 76㎏에서 63㎏으로 줄었어요. 몸 컨디션이 좋아지니까 운동이 더 재미있어요."

히말라야 8000m 고봉 14좌를 완등한 산악인 엄홍길씨와 고등학교 동기동창인 임씨는 현재 롯데월드 시설관리과에 근무하며 사내 마라톤동호회와 의정부 지역의 마라톤동호회 '달리마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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