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온 사이버]시각장애자용 초음파지팡이 미국서 개발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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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시각 장애인용 초음파 지팡이가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 대학의 기계공학자 요한 보렌슈타인과 이반 울리치는 최근 초음파 발생기와 감지센서를 단 지팡이를 만들었다.

이 지팡이 끝에는 지름 40㎝가량의 반구형 초음파 박스가 달려 있어 전방의 장애물을 향해 초음파를 내 보낸다.

이 초음파는 앞쪽으로 최고 2m가량 퍼져나간 뒤 장애물이 있으면 부딪혀 돌아온다.

반사된 초음파는 지팡이 끝에 달린 센서가 감지한다.

초음파 박스 밑에는 두개의 바퀴가 달려있으며 장애물이 있을 경우 바퀴가 저절로 방향을 바꿔 이를 피해간다.

이 지팡이의 무게는 3.5㎏ 정도로 보통 지팡이에 비해 훨씬 무겁다.

바퀴와 이를 구동하는 모터, 초음파 박스 등 부대 장비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발자들은 이 지팡이가 굴러가기 때문에 그리 무겁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초음파 지팡이 소지자는 손잡이에 달린 방향조절장치를 이용, 자신이 가고싶은 방향을 입력하면 된다.

초음파는 전방 1백80도를 탐색할 수 있다.

그러나 초음파 지팡이는 아직 완벽한 '물건' 은 못된다.

한 예로 초음파가 유리문 같이 표면이 부드러운 물질에 부딪히면 여러 방향으로 반사될 수도 있다.

특히 콘크리트와 잔디를 구별하지 못한다.

시각 장애인이 이 지팡이에 의지해 구불 구불한 공원길을 걷는다면 자칫 잔디밭으로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개발자들은 이같은 미비점들을 보완할 경우 수년안에 상품화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지구위치측정시스템 (GPS) 을 이 장치에 부착할 경우 지팡이 사용자의 위치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어 기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개발자들은 이 경우 4천달러 안팎에서 대량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코 싼 가격은 아니지만 수만달러씩하는 맹도견 (盲導犬)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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