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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휴대전화 1t서 금 400g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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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폐휴대전화 1t에서 추출할 수 있는 금은 400g. 금광석 1t에서 추출되는 금의 80배나 된다. PC 1t에서는 52g의 금을 추출할 수 있다. 서울시는 26일 휴대전화와 폐전자제품을 회수한 뒤 금·은·팔라듐 등 고가의 금속을 추출하는 ‘도시광산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1980년대 일본에서 시행된 도시광산화 사업은 휴대전화·PC·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에 사용된 고가의 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사업의 필요성이 대두됐으나, 그동안 시행이 지지부진했다.

서울시가 추산하는 폐가전제품은 연간 1228만 대. 이 중 5%인 81만 대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2012년까지 서울시는 폐가전제품 재활용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연간 54만 대가량 회수되는 휴대전화는 564만 대로, 연간 7만 대 회수되는 PC는 28만 대로, 연 20만 대인 가전제품은 424만 대로 회수량을 높일 예정이다.

서울시는 도시광산화 사업으로 연간 1842억원가량의 자원이 절감되고, 8000명 이상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폐기물 매립·소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연간 133만9000t 이상 감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다음 달 중 ‘폰 기부(Phone Give)’ 캠페인, 자원순환센터 설치 등 전자제품을 수거하기 위한 사업을 벌인다. 폰 기부 캠페인은 기업, 시민단체가 가정에 버려진 장롱폰을 모아 수익금을 자선단체 등에 기부하는 사업이다. 구청별로 설치되는 자원순환센터는 선풍기·가습기 등 20여 종의 폐전자제품을 수수료를 받지 않고 수거한다. 서울시는 3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에 소형 가전제품 전용 수거함을 비치해 폐전자제품의 수거를 촉진할 방침이다.

김기춘 서울시 맑은환경본부장은 “도시광산화 사업으로 자원절약과 환경보전은 물론 이를 일자리 창출과도 연계시킬 수 있다”며 “이 사업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으로 등록해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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