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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 달러 … ‘e-북 전쟁’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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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삼성전자가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 뛰어든다. 이 회사는 24~2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제1회 삼성구주포럼을 열고 전자책 전용 단말기 ‘파피루스’를 처음 선보였다. ‘e-북’으로도 불리는 전자책은 오프라인 서적의 텍스트를 디지털 파일로 만든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의 ‘파피루스’, 소니의 ‘소니 리더’, 아마존의 ‘킨들2’(왼쪽부터)


익명을 원한 회사 간부는 “6월께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판매지역과 가격은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업계에선 삼성이 이 제품을 유럽·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동시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값은 300달러 안팎으로 예상된다.

세계 e-북 단말기 시장은 미국 인터넷 쇼핑몰 업체인 아마존의 ‘킨들’이 장악하고 있다. 그 뒤를 일본 소니의 ‘소니 리더’가 뒤쫓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LG텔레콤도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이들 회사 전용 단말기를 개발 중이다. 따라서 올해는 국내외 e-북 단말기 시장이 경쟁에 돌입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 전자책 시장 규모는 60억 달러로 예상된다.

◆삼성, 아마존·소니에 도전장=A4용지 절반 정도 크기인 삼성 파피루스는 512MB(메가바이트) 메모리에 터치스크린 방식을 채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e-북 외에 지구촌 시계·다이어리·메모장·계산기 기능을 제공한다. 종이와 비슷한 질감이 나도록 하는 e-잉크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아마존도 지난달 초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형인 ‘킨들2’를 내놨다. 0.9㎜ 두께의 슬림한 디자인에 배터리 수명도 킨들1보다 25% 향상됐다. 최대 1500권 분량의 텍스트를 저장할 수 있다. 360달러 안팎. 아마존이 저자·출판사와 저작권 협상을 마친 23만 권의 책을 권당 2~10달러에 내려받을 수 있다. 킨들은 2007년 초 등장해 미국에서만 50만 대 이상 팔렸다. ‘킨들’ 추격에 안간힘을 쓰는 소니는 이달 초 구글이 보유한 50만 권의 저작권 없는 전자책을 이용할 권리를 얻었다. 구글은 1923년 이전에 출간된 책들을 스캔해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왔다. 이 책들은 현재 PC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이들 책을 소니 리더에 적합한 포맷으로 변환해 제공하는 데 양사가 합의한 것이다. 이로써 소니 리더로 내려받을 수 있는 책은 60만 권으로 늘었다.


미국 최대 서점 반즈&노블도 최근 전자책 업체인 픽션와이즈를 인수, 스마트폰 블랙베리에서 사용 가능한 무료 e-북 리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블랙베리 이용자는 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픽션와이즈가 보유한 6만 편의 유료 전자책을 볼 수 있게 됐다. 독일 출판업체 베르텔스만도 최근 ‘랜덤하우스’ 브랜드로 올 연말 미국에서 1만5000권 분량의 전자책을 선보일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SK텔레콤·LG텔레콤도 나선다=e-북 단말기가 마치 음악 분야의 MP3 플레이어처럼 새로운 콘텐트 소비 통로로 떠오르자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의 관심도 부쩍 커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말 국내 e-북 단말기 제조업체인 네오럭스와 단말기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 회사의 김광회 신규비즈추진팀장은 “아마존·구글의 사례를 볼 때 e-북은 이동통신 분야의 새로운 융합사업 모델이 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네오럭스뿐만 아니라 다른 단말기 제조업체들과도 제휴해 올해 안에 새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텔레콤도 신사업개발팀을 중심으로 전용 e-북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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