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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이 술 접대한 제3 인물은 인터넷 언론사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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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고 장자연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2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경찰서에 두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남=조문규 기자]

 경찰이 “장자연씨 문건에 등장하지 않지만 장씨에게서 술 접대를 받았다”고 언급한 제3의 인물이 모 인터넷 언론사 대표인 것으로 드러났다.

탤런트 장자연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장씨 소속사 동료인 여성 연예인 2명으로부터 이들이 소속사 대표 김모(40)씨의 강요로 장씨와 함께 모 인터넷 언론사 대표와의 술자리에 불려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시기·장소 등 구체적인 당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전날 밝힌 ‘장씨와의 술자리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제3의 인물’은 이 인터넷 언론사 대표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해당 인사를 조만간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이날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전 매니저 유장호(29)씨를 조사했다. 유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따라 오후 1시쯤 경찰서에 나왔다. 그는 검은색 점퍼 차림으로 변호사·경호원과 함께 나타났으며, 포토라인에선 사진 촬영에 응하기도 했다. 유씨는 “고인과 관련해 경찰 조사와 소환을 거부한 적이 없다. 오늘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조사 장소인 경찰서 1층 진술녹화실로 들어갔다.

경찰은 유씨를 상대로 문건 원본의 행방과 추가 사본의 존재 여부, 문건 유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장씨 오빠가 지난 13일 유씨를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에 따른 것이다. 이명균 경기경찰청 강력계장은 이날 조사에 앞서 “원본이 불태워졌느냐, 몇 부를 복사했느냐, 몇 명이 문건을 봤고 유출된 게 있느냐 등 문서 작성과 유출 과정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소 사건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문건의 내용이나 등장하는 인사 등에 대한 조사도 벌이겠다는 것이다.


◆투서 보낸 ‘왕첸첸’은 가짜=한 스포츠 신문에 “장씨와 속을 터놓고 지내온 오빠”라며 ‘왕첸첸’ 명의의 투서를 보낸 사람은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한 스포츠 신문에 ‘고인이 소속사 전 대표 김모씨에 대해 안 좋은 사람이라고 했고, 고인의 문건 보관자인 유씨가 고인을 협박해 고인이 자살하게 된 것’이란 투서 내용이 보도돼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투서 작성자를 조사한 결과 2003년부터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인 만 29세의 남성으로 고인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응장애와 우울증 등으로 현재도 치료 중인 환자”라며 “언론 보도를 보고 추측한 내용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사이버 수사팀을 통해 인터넷에 유포된 ‘장자연 리스트’ 7건을 각각 작성한 7명의 신원을 파악했다. 투서를 보낸 수감자와 이들 7명에 대해 경찰은 유족의 의사에 따라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장주영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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