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매도 러시 언제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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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외국인들의 주식매도 러시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환차손 공포에 따른 외국인들의 무차별 주식매도 공세가 전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주가폭락의 최대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하루 5백억원 안팎의 순매도를 이어온 외국인들은 30일 한국전력.삼성전자등 핵심 블루칩을 비롯한 대형 우량주들을 무차별로 내다 팔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 원화환율 급등세가 진정될 조짐이 전혀 엿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기로 작정함에 따라 외국인 '팔자' 러시는 상당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고 입을 모으고 있다.

80년 증시개방을 단행했던 일본도 불황기였던 83년부터 4년간 외국계 주식투자 자금이 16조엔이나 썰물처럼 빠져나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장기투자 성향이 강해 지난달까지만 해도 관망자세였던 미국계 기관들마저 이달 들어 한국시장에 등을 돌리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말 시가기준으로 7조7천여억원에 달했던 미국계 투자가의 보유규모는 최근들어 6조1천억원대로 줄었다.

샐러먼 브러더스 서울지점 박동영 이사는 "환율급등이 주식투매를 부추기고 이에 따른 원.달러 환전수요가 다시 환율급등을 낳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일이 당장 시급하다" 고 지적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다음달 3일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일 전후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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