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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테크④] 한 쪽 눈을 대신하는 비디오 카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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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드림테크의 김민상입니다. 오늘은 70년대 미국에서 만들어진 외화 시리즈 ‘600만 달러의 사나이’를 현실로 만든 생체공학기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600만 달러의 사나이 주인공 브루스 피터슨은 사고로 한 쪽 눈을 잃은 후 20배 줌과 적외선 탐지가 가능한 인공 눈을 갖게 됩니다. 30여 년 전 만해도 카메라가 달린 눈은 꿈으로만 여겨졌었죠. 하지만 캐나다에 사는 랍 스펜스라는 30대 시력장애인은 이 꿈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아이보그’로 부릅니다. 눈 기계 장치와 생명체를 뜻하는 단어의 합성어죠. 8㎟ 크기의 무선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해 잃어버린 한쪽 시력을 되찾은 것입니다.
스펜스에 비디오가 달린 인공 안구를 위해 토론토대학교의 노스웨스턴대의 연구팀이 작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인공 안구를 만들고 그 안에 비디오를 삽입하는 거죠. 스펜스는 하루의 일과를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오른쪽 눈으로 녹화된 일상을 되새겨 봅니다. 촬영되고 있는 화면을 옷 안쪽에 넣고 실시간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카메라가 달린 인공 안구는 무게가 많이 나가고, 카메라를 수분으로부터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풀어야 할 문제는 많습니다.

한편 영국에서는 비디오 카메라에 담은 영상을 바로 시신경으로 전달해 실시간으로 사물을 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40대에 망막세포상피변성증에 걸려 시력을 잃었던 영국의 론이라는 79세 노인은 이 생체공학 수술로 30년 만에 시력을 되찾았습니다. 이 환자는 안경에 달린 비디오카메라가 이미지를 포착해 무선 통신 기술로 망막 위의 시신경 장치에 전달합니다. 망막에서 0.1mm 정도로 돌출돼 있는 이 장치는 시신경을 자극하는 진동을 만들어 내며 이미지를 뇌로 전달합니다.

미국 ‘세컨드사이트’사가 개발한 이 인공눈은 현재 영국·미국·멕시코 등의 환자 18명에게 실험적으로 이식됐습니다. 이 중 11명은 6m 밖에서 문을 구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론 씨는 “30년 간 세상이 암흑이었지만 지금은 하얀 양말과 회색 양말, 검은 양말 등을 구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비디오 카메라가 결합된 인공 눈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면 일반인보다 먼 곳의 물체를 볼 수 있고, 어두운 곳에서도 사물을 구별할 수 있는 기능들이 덧붙여질 전망입니다. 캐나다의 스펜스와 영국의 론이 더 깊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시대를 기대해봅니다.

국제부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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