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폼페이 최후의 날'유물전 …로마문화 보여주는 유물 1백50여점 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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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부산시부산진구부전동 교보생명 부전동사옥 특별전시장에서 지난 15일부터 열리고 있는 '폼페이 최후의 날' 유물전에서 관람객들을 사로잡는 유물은 '여자아이' 상 (像) 이다.

특수 재질인 반투명 유리 레진을 씌워 보존한 '여자아이' 상 (像) 은 절규하는 듯한 표정과 골격을 그대로 드러내 79년 8월24일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잿더미에 묻히던 그날, 2천년전 아비규환의 처참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폼페이 시내 크라시오빌라 주변에서 다른 희생자들 무리 속에서 발견된 이 여자아이는 왼 손에 반지와 동전이 든 지갑을 쥔채 긴 타원형의 손톱크기만한 푸른색 보석이 박힌 금팔찌를 팔굽에 끼고 있다.

또 가슴에는 당시 여자아이들의 장신구인 지름 6.5㎝크기의 '금목걸개' 가 발견돼 '여자아이' 로 추정케 한다.

폼페이는 약 2천년전 화산 폭발로 화산재와 용암에 묻혀 사라져버린 이탈리아 남부 해안도시. 고대 로마가 이룩한 헬레니즘 문화를 잿더미 속에 고스란히 간직한 이 유물은 2백50년 전부터 처음 발굴돼 문명의 타임 캡슐이라고도 불린다.

이번 유물전에는 여자아이 상을 비롯해 그리스.로마신화의 내용을 그린 프레스코화와 모자이크, 네로황제의 두상이 새겨진 황금동전, 네로황제부인 포파이아의 황금 뱀팔찌등 화려했던 고대 로마문화를 보여주는 유물 1백5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 전시회는 11월 30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오전10시부터 오후6시까지 계속된다.

부산〓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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