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포크 기대주 이정열 신촌서 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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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조동진사단처럼 서정성과 휴머니즘을 추구하는 통기타군단이 포크의 주된 줄기라면 또다른 한 갈래는 80년대 민중가요와 결합한 저항적 포크집단이다.

보브 딜런·김민기등에서 채취된 저항성에다 대학가.노동운동계의 에너지가 결합된 이 흐름은 80년대말 '노래를 찾는 사람들' 이 등장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90년대엔 달라진 시대상황탓에 이런 흐름을 잇는 가수는 손꼽을 정도. 그중 이정열 (29) 은 대학시절 체득한 저항포크의 정신을 꿋꿋이 지키며 꾸준히 활동중인 드문 가수다.

지난 2월 데뷔앨범을 발표했지만 집회장공연과 뮤지컬 ( '금강' '개똥이' ) 출연 등은 7년째 접어든 고참. 그만큼 이 계통 뮤지션이 음반내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있다.

그의 노래는 90년대 음악답게 직설적 메시지 대신 생활에 밀착된 진지한 생각을 가사로 삼는다.

그는 포크를 '나를 잃지 않는 것' '옳은 것을 옳다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는 정신' 이라 단언한다.

물론 이런 말만으로 음악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저항포크의 기대주란 평가가 부담되는 게 사실” 이라는 그는 “워낙 척박한 장르다보니 누군가 총대를 메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평가가 나온다고 본다” 며 “흥행과 평가 일체에 구애받지 않는 항심 (恒心) 을 키우는게 내 음악에 가장 중요한 일” 이라 말한다.

그는 음반을 많이 파는 가수는 아니지만 앨범 출반 8개월만에 4번째 단독콘서트를 열만큼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30일부터 신촌라이브극장 '벗' (02 - 393 - 8467)' 에서 갖는 이번 콘서트는 포크의 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타이틀을 '공생' 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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