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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이스라엘 필 공연…귀한레퍼토리, 값진 감동 체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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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훌륭한 레퍼토리가 수준높은 청중을 부른다.

지난 25~26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IPO.지휘 주빈 메타) 의 첫 내한공연이 남긴, 평범하지만 값진 교훈이다.

외국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에서 잘 알려진 스탠더드 레퍼토리로 감동을 주는 것 못지 않게 새로운 레퍼토리로 국내 오케스트라와 청중의 음악적 지평을 넓혀주는 역할도 중요하다.

그런 뜻에서 이번 공연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국내 연주기회가 드문 칼 라이네케의 '하프협주곡' 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정 교향곡' .첫날 협연자로 나선 하피스트 곽정은 오케스트라의 뒷전에서 가려져 있던 하프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 독주악기로서의 하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했고 이날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또 실내악을 방불케 하는 서정성과 역동적인 관악기의 표효를 곁들인 '가정 교향곡' 은 주빈 메타의 해석력이 가장 돋보이는 곡이어서 둘째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손색이 없었다.

첫날 오프닝으로 연주된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제3번' 은 무거우면서도 역동적인 이번 공연의 성격을 잘 말해주는 팡파르였다.

베토벤 교향곡의 1악장에 맞먹는 음악적 비중에다 눈부신 현 (絃) 의 광채로 IPO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둘째날 차이코프스키의 '로코코변주곡' 을 들려준 첼리스트 장한나는 긴장 탓인지 시작 부분에서 불안한 음정을 드러냈으나 전체적으로는 다채로운 표정과 음색을 구사했고 특히 느린 템포의 서정적인 변주에서는 음악을 통해 깊은 사색의 경지로 끌어가는 내면적 표현이 돋보였다.

일요일 오후5시에 시작된 둘째날 공연은 주말오후 음악회가 끝나고 저녁식사를 여유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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