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국시리즈5차전…방패싸움이 승부 갈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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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더스티 베이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은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점수를 내는 것은 공격이다.

그러나 경기를 이기게 하는 것은 수비” 라고 했다.

팽팽한 긴장으로 몸이 바짝 달아오르는 단기전. 승부는 늘 수비에서 갈린다.

LG의 수비는 해태의 공격적인 주루플레이에 무너졌다.

3 - 1로 해태가 앞서던 5회말. 선두 장성호의 타구는 평범한 2루수 땅볼. 그러나 LG 2루수 박종호는 대시해야할 타구를 뒤로 물러서다 실책을 저지르고 말았다.

최훈재의 볼넷이 이어져 1사 1, 2루. 해태 이호성의 타구는 중전안타. 여기서 LG중견수 이병규가 서둘러 타구를 잡으려다 빠뜨려 타구는 펜스까지 굴렀다.

주자가 모두 홈인하고 이호성이 3루까지 갔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이병규는 왜 서둘러야 했을까. 1루주자 때문이다.

이병규는 1루주자 최훈재가 3루까지 뛰는 것을 막으려다 타구를 놓쳤다.

해태는 1 - 0으로 뒤지던 3회말 무사 1루에서 이종범의 우전안타때 1루주자 김종국이 3루까지 뛰는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선보였고 동점을 만든 1사 3루에서 최훈재가 우익수쪽 안타성타구때 2루까지 뛰는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했다.

두번 다 아슬아슬한 타이밍으로 세이프됐고 LG수비진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반면 해태 수비진은 연이은 호수비로 LG의 기를 죽였다.

3회초 유지현의 안타성 타구를 우익수 이호성이 다이빙캐치로 잡아낸 것이나 4회초 심재학의 안타성 타구를 이종범이 역모션으로 잡아낸 것, 5회초 노찬엽의 타구때 이종범의 원바운드 송구를 1루수 장성호가 멋지게 잡아낸 것등은 LG타자들의 힘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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