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스틸 브리딩…진실한 사랑은 환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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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TV연출가 출신인 미국감독 제임스 로빈슨의 극영화 데뷔작 '스틸 브리딩' (Still Breathing) 은 많은 여성들이 지니고 있는 환상에서 출발해 환상으로 끝난다.

영화는 시작부분에서 환상을 깨는 척 하다가 결국엔 그 환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위험한' 결말을 내린다.

영화 초반에 여자주인공 로즈 (조앤너 고잉) 는 자신에게 두가지 환상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유치한 환상을 버렸다고 말한다.

즉 하나는 오직 나만을 사랑해줄 남자가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 진실한 사랑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 말이다.

그녀는 사랑은 고통을 낳을 뿐이라며 독립적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그녀의 독립적인 삶이란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부자 남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 그러나 그녀의 반대편에는 그야말로 낭만과 환상으로 가득찬 남자 플레처 (브랜든 프레이저)가 있다.

물론 그녀는 그의 존재를 까맣게 모르고 있다.

그는 희한한 내력을 지닌 집안의 남자다.

역대로 남자들이 꿈 속에서 자신의 반쪽이 될 여자의 얼굴을 계시받아 짝을 찾아 평생 행복하게 살아온 것이다.

플레처는 로즈의 얼굴을 몽타쥬로 만들어 그녀를 찾아 나서고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만난다.

TV연출가 출신이 만든 작품 답게 드라마 같은 느낌의 영화. 25일 개봉.

이 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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