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무성 "부시는 불망나니·인간추물" 격렬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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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논의'가 꼬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북한이 상대국 지도자를 격렬하게 비방하는 등 양국 관계가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28일 (현지시간) 북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가져가려면 나머지 6자회담 참여 국가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면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위원장을 '위험한 사람', '폭군', '주민을 굶긴다', '위협하고 허풍떤다'는 등의 말로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북한 외무성은 30일 부시 대통령을 '불망나니' 등으로 표현하며 반격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부시는 한 나라의 대통령은 고사하고 정상적인 인간의 체모도 갖추지 못한 불망나니(지독하게 못된 망나니)이며 애당초 우리가 상대할 대상이 못되는 도덕적 미숙아, 인간추물"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는 것"이라며 "누구도 텍사스 목장의 말몰이꾼에 불과하던 부시의 입에서 이성적인 말이 나오리라고 기대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 무지가 하도 절정에 달해 그가 내뱉는 말은 자주 세상 사람들을 아연실색케 하곤 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부시 깡패집단이 초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미국의 권력의 자리에 올라앉아 지금까지 한 짓이란 세계를 피바다에 잠기게 한 것 뿐"이라며 "부시야말로 무고한 인민들의 피가 묻은 손을 내흔드는 세계의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 최고 수뇌부에 대해 험담, 악담하는 자에 대해서는 그가 누구이든 추호도 용서하지 않으며 그저 스쳐 지나가지 않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양국관계와 관련, "부시가 권력의 자리에 남아있는 한 세계는 결코 평화로울 수 없으며 우리는 부시 집권기간 핵문제의 해결도 북ㆍ미관계의 어떠한 진전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센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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