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가을 바겐세일 찬바람…매출액 10∼25% 가량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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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 19일로 올 가을 정기바겐세일을 마친 주요 백화점들이 울상이다.

잠정 추계 결과 매상이 대부분 두자리수의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는 등 전에 없이 죽을 쒔기 때문이다.

업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작년 가을 세일 실적에 비해 10~25%정도 감소했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매출을 다소 부풀리기 때문에 실제 감소폭은 더 클 것" 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올들어 많은 백화점들이 점포를 대거 신설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실적은 더욱 형편없다는 것. 한 백화점 관계자는 "어렵다는 지난해에도 가을 세일때는 손님들이 붐볐는데 올해는 텅 비었다" 면서 "경기가 어렵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 고 말했다.

주요 백화점들은 특히 체어맨.무쏘등 자동차 경품 (롯데).6개월 무이자할부 (신세계.현대)에다 10만원이상 고가사은품등 전례없는 고객유치 노력을 기울인 결과여서 더욱 충격이 크다.

올 세일 실적이 이렇게 부진한 것은 경기 침체에다 기아사태.비자금 파동등으로 인해 심화되는 자금난과 소비심리 위축이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일을 앞두고 터진 O - 157파동으로 인한 식품매출이 줄었고, 날씨마저 더워 종전 매출을 주도해온 난방용품.모피.카펫 판매가 부진한 탓도 있다.

한 관계자는 "올들어 세일기간 제한이 풀리면서 세일.사은행사가 남발되다보니 세일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낮아진 탓도 있다" 면서 세일무용론을 제기했다.

이렇게 되자 백화점들은 세일직후 바로 '유사 세일' 에 돌입했다.

롯데는 21일부터 세일때 남은 물건과 이월상품 2백만점으로 '추동인기상품 대공개' 행사를 시작했으며 신세계.현대.갤러리아등도 같은날 대표적인 노세일브랜드인 폴로.게스.미키클럽등의 이월상품 균일가 (2만~5만원) 판매전에 들어갔다.

경기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백화점이 할인점처럼 영업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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