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이디어에 산다]국수 팔아 '백만장자'…150여개 모양 주문 '불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뉴욕의 유명출판사에 근무하던 존 (33) 과 캐리 (29) 애론 부부는 신혼여행지였던 이탈리아에서 맛봤던 음식의 맛깔스러움에 반해버렸다.

도시생활에 지칠대로 지쳐있던 부부는 내친김에 프레시 파스타 (fresh pasta. 밀가루. 계란. 물등으로 반죽한 이탈리아 국수로 완전히 말리지 않기 때문에 보관기간이 짧은 대신 맛이 좋다) 를 만드는 작은 가게를 열기로 하고 직장을 그만둔 후 내쉬빌로 이사를 왔다.

95년초 '파스타 숍' 이라는 작은가게를 연 두 사람은 사업초반부터 고민에 부딪쳤다.

사람들이 슈퍼마켓에서 일반 파스타 (입자가 굵고 거친 '셀모리나' 라는 밀가루를 사용해 반죽하며 국수를 완전히 말리기 때문에 약1년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를 89센트라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데 맛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굳이 자신들이 만든 9달러짜리 후레쉬 파스타를 사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뭔가 색다른 것' 을 찾던 이들 부부는 크리스마스때 선물로 받았던 크리스마스 트리모양의 파스타를 떠올렸다. 첫작품으로 기타 모양의 파스타를 만든 이들은 '음악도시 파스타' 라는 상표를 붙여 가게에 내놓았다.

기타 모양의 파스타가 불티난듯 팔려나가자 부부는 그길로 당장 중고 파스타 반죽기계를 구입해 눈사람.고양이 모양을 한 파스타를 밤새워 만들어냈고, 이를 신기하게 여긴 손님들은 1봉지에 9달러를 기꺼이 지불하고 선물용으로 이를 구입했다. 독특한 모양의 후레쉬 파스타를 만든다는 소문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파스타 숍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일반 기업체와 대학들로부터 자체 로고등을 본딴 기념품용 파스타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현재 파스타 숍에서는 미 남동부와 중서부 지역 30개 대학의 로고를 비롯해 1백50여개의 다양한 형태의 프레시 파스타를 주문제작하고 있다.

단 두명이었던 직원수는이제 12명으로 불어났고 이 가게는 지난해 1백만달러라는 만만찮은 수입을 올렸다.

김지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