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부도·비자금 여파 주가 600선 붕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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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주식시장이 잇따른 대기업 부도에다 정치권의 비자금 공방에 영향을 받아 종합주가지수 570선으로 내려앉았다.

16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의 연중 최저치보다 25.49포인트 곤두박질한 579.25로 마감돼 지난 92년 10월24일 (557.86) 이후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루 하락폭도 지난 1월21일 ( - 27.92)에 이어 연중 두번째를 기록했으며 종합주가지수 하락률은 지난 86년 사상최고치 ( - 4.52%)에 근접한 - 4.22%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주가는 신한국당의 'DJ비자금' 검찰고발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시장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개장초부터 매기가 실종된 가운데 '팔자' 주문이 폭주하면서 단숨에 문민정부 출범이후 처음으로 6백선을 하향돌파한뒤 장중 내내 매물을 쏟아내며 바닥을 모르는듯 맥없이 무너졌다.

최근 한국 투자비중을 줄이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도공세에 기관투자가는 물론이고 개인까지 가세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기업의 잇따른 부도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불안이 투자전망을 어둡게 하면서 손절매를 감수하고라도 증시에서 손을 떼려는 분위기가 증폭되면서 장중 한때 31.31포인트까지 빠졌었다.

동아증권 김영종 (金榮鍾) 사장은 "연쇄부도와 금융시스템 위기 증폭 때문에 구조조정중인 기업의 수익성이 회복된다는 얘기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 며 "부실기업에 대한 정책이 일관되고 정치권이 안정돼야 장세가 안정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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