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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 야구 패배에 '충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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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4-1로 패배한 일본의 이치로 선수가 굳은표정으로 더그아웃을 빠져나오고 있다. (AP)

일본 열도가 18일 다시 충격에 빠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에서 17일(현지시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에서 일본이 9일에 이어 다시 무참하게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식당 등 가게나 휴대전화 등을 통해 경기를 지켜본 일본 야구팬들은 이번에 한국을 상대로 최근의 완봉 패배를 설욕할 것이란 기대가 무너지자 실망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의 한 야구팬은 "일본 야구가 한국보다 한 수 위라는 믿음은 완전히 오산이었다"고 말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한국에 4-1 패배, 19일 준결승 진출 놓고 쿠바와 일전'이란 제목의 긴급 인터넷 속보를 띄웠다. 아사히는 "일본은 선발로 내세운 다르빗슈가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회에서 안타 3개와 도루까지 빼앗기며 고전했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 인터넷판도 '사무라이 재팬, 패자부활에 기대"라는 제목의 긴급 속보를 인터넷 뉴스 톱으로 발신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초반에 강공으로 나오면서 주도권을 잡아 일본을 물리치고 준결승전 티켓을 거머쥐었다"고 전했다. 지지(時事)통신도 '일본, 한국에 패배…쿠바와 준결승 대결' 기사를 속보로 타전하는 등 대부분의 언론이 일본의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그러나 스포츠 호치(報紙) 등 스포츠 전문지들은 충격에 빠진 반응을 전달했다. 이들 스포츠지는 긴급 지하철 가판을 통해 "사무라이 재팬, 한국에 2번 연속 무릎 끓다"는 자극적인 내용의 기사를 쏟아냈다. 특히 하라 다쓰노리(原辰則) 일본 대표팀 감독과 일본 야구의 맏형인 이치로 선수의 실망한 표정을 담은 대형 사진을 게재하면서 패배의 아픔을 전달했다. 일주일 전부터 일본 대표팀의 4강 진출을 기대하며 야구 특집을 쏟아낸 방송들도 이날 경기가 끝난 후 패인 분석에 열중했다.

아사히TV는 이날 뉴스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두터운 투수력 때문에 다시 패배했다"며 "쿠바를 꺾고 한국을 다시 만나게 될 수도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하라 감독은 이날 패인에 대해 "아시아 예선에 이어 다시 선발 투수 봉중근의 제구력 때문에 쉽게 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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