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4-1로 패배한 일본의 이치로 선수가 굳은표정으로 더그아웃을 빠져나오고 있다. (AP)
아사히(朝日)신문은 '한국에 4-1 패배, 19일 준결승 진출 놓고 쿠바와 일전'이란 제목의 긴급 인터넷 속보를 띄웠다. 아사히는 "일본은 선발로 내세운 다르빗슈가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회에서 안타 3개와 도루까지 빼앗기며 고전했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 인터넷판도 '사무라이 재팬, 패자부활에 기대"라는 제목의 긴급 속보를 인터넷 뉴스 톱으로 발신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초반에 강공으로 나오면서 주도권을 잡아 일본을 물리치고 준결승전 티켓을 거머쥐었다"고 전했다. 지지(時事)통신도 '일본, 한국에 패배…쿠바와 준결승 대결' 기사를 속보로 타전하는 등 대부분의 언론이 일본의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그러나 스포츠 호치(報紙) 등 스포츠 전문지들은 충격에 빠진 반응을 전달했다. 이들 스포츠지는 긴급 지하철 가판을 통해 "사무라이 재팬, 한국에 2번 연속 무릎 끓다"는 자극적인 내용의 기사를 쏟아냈다. 특히 하라 다쓰노리(原辰則) 일본 대표팀 감독과 일본 야구의 맏형인 이치로 선수의 실망한 표정을 담은 대형 사진을 게재하면서 패배의 아픔을 전달했다. 일주일 전부터 일본 대표팀의 4강 진출을 기대하며 야구 특집을 쏟아낸 방송들도 이날 경기가 끝난 후 패인 분석에 열중했다.
아사히TV는 이날 뉴스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두터운 투수력 때문에 다시 패배했다"며 "쿠바를 꺾고 한국을 다시 만나게 될 수도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하라 감독은 이날 패인에 대해 "아시아 예선에 이어 다시 선발 투수 봉중근의 제구력 때문에 쉽게 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