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특성화학교 1 - 로봇고교 진학을 원하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로봇고교의 학생들이 실습장에서 선을 따라 움직이는 트레일러 로봇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특성화학교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특성화학교는 특정 분야의 인재나 전문직업인을 키우기 위해 체험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 대부분이 전문계고(실업계)가 전환된 유형이다. 최근엔 졸업 직후 산업현장에서 바로 업무 수행이 가능한 고급기능인력을 양성하는 정부 지정 마이스터고까지 생겼다. 특성화 분야는 애니메이션고·자동차고·관광고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심지어 미디어·반도체·IT모바일·의료기기 등 첨단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먼저 로봇 분야의 특성화 교육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로봇 작동원리에서 제작까지 기본실무 습득
 로봇 제작은 기계와 전자를 복합·적용하는 분야여서 메카트로닉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고교 과정의 로봇 교육은 크게 자동화로봇·로봇제어·마이크로로봇·로봇재료 등으로 구성된다. 프로그래밍과 전문제도가 공통 기초과목이다.

 전공별로 보면 자동화로봇은 산업자동화 로봇시스템을 설계하는 시스템 전문가 과정이다. 로봇기초·자동화시스템·로봇제작·전자기계공작을 배운다. 로봇의 작동원리·공장자동화·제어프로그램 등을 익혀, 산업현장의 로봇을 제작·운용한다. 1학년 때는 블록조립기구로 로봇공학과 전기전자의 기초를 익힌다. 2학년 땐 공작기계조작·전기전자·프로그래밍을 배운 뒤, 3학년 때 CAD·CAM 설계, 가공·조립, 프로그램 입력 등으로 로봇을 직접 제작한다.

 로봇제어 전공은 지능형 로봇을 만드는 과정이다. 인체의 감각기관과 같은 센서와 신호처리 기술을 배워 로봇 시스템을 만드는것이다. 신입생 때는 전기·전자회로를 배우고, 2학년 땐 로봇 제어 요소를 설계한다. 3학년 땐 마이크로프로세서·로봇설계제작·모션제어·디지털논리회로를 배우며 초급 단계의 인공지능형 로봇을 만든다.

 마이크로로봇 전공은 마이크로프로세서의 프로그래밍 전문가가 되는 과정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전자기계공작·디지털논리회로를 익혀 초소형 로봇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설계한다. 로봇재료 전공은 로봇산업의 신소재를 발굴하고 성능을 시험하는 과정이다. 3D모델링 실무로 재료 설계기술을 배운다.

 서울로봇고 김인목 교사(로봇제어과장)는“고교과정은 기본 제작실무로 구성돼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마쳐야 로봇지식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며 “졸업생 대부분이 공학계열 대학으로 진학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사는 “학생들이 로봇 제작 실무를 겸비해 대학에서 우수한 학업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관련 경진대회에 출전해 수상실적 올려야
 로봇 고교들은 대부분 중학교 내신으로 학생을 뽑는다. 서울로봇고의 경우 로봇관련대회의 입상실적이 있거나, 관련 자격증 취득으로 실무능력과 소질을 갖추면 특별전형으로 우선 선발하기도 한다.

 서울로봇고 고현진 교사는 “중학교 때 로봇경진대회에 자주 출전하거나 컴퓨터 C언어를 미리 익혀두면 고교 로봇교육과정에 적응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로봇 고교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희망학교의 최근 합격선을 파악해야 한다. 자신의 성적과 비교해 중 2~3학년 때 취약한 과목을 보완할 수 있다. 특성화고는 대학 진학 시 동일계열 전공으로 입학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학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로봇에 대한 기본 지식을 묻는 면접이나 실기·실습도 치르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모집지역제한과 기숙사 시설 여부도 알아야 한다. 모집대상은 전국이면서 기숙사가 없어 통학거리가 멀어지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일부 학과에만 로봇교육이 설치된 학교보다, 전체 교육과정이 로봇 분야로 통일된 학교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학교가 전문 교사들을 많이 확보하고 필수과목을 로봇교육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교 재학때는 로봇 관련 경진대회에 자주 출전해 입상실적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졸업 후 취업과 대학 진학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어서다. 올 9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국제기능경기대회 부터 로봇이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점도 한 배경이 됐다. 이번 국제기능올림픽대회의 모바일로보틱스 부문에 최연소로 출전하는 김원영(17·서울로봇고3)군은 “초·중·고교 로봇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실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김군은 “정규교육과정에서는 로봇교육을 받기 어려우므로 방학 중 로봇캠프와 학기 중 주말로봇교실을 이용해 소질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로봇산업 초기단계, 블루오션 선점이 관건
 로봇 교육은 미래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 현 관련 산업이 시작 단계여서 10년 뒤를 내다보고 선택해야 한다. 로봇고교과정을 마친 학생들의 취업을 보면 주로 공장자동화설비, 시스템 설계, 로봇완구, 시스템 프로그래머, 마이크로프로세서 등으로 진출한다. 대학 진학 때는 기계·전기전자자동화·로봇시스템·자동화공학·컴퓨터응용기계과·마이크로로봇과 등에 입학한다.

 관련 자격증은 마련된 것이 없다. 생산자동화기능사·수치제어밀링기능사·금속재료시험기능사·정보처리기능사·마이크로프로세서기능사 등을 취득할 수 있으나 로봇과 직접 관련된 자격증은 없다. 로봇 시장이 초기 단계여서 선택할 수 있는 직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는 미미하지만 수요가 계속돼 제품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KAIST IT영재교육원의 로봇영재교육 홍성용 교수는 “과거 장난감에 머물던 로봇의 영역이 군사·경비·청소·심지어 학습 서비스로 넓어지고 있다”며 “그에 따라 로봇디자이너·로봇소재연구원·로봇에너지원 개발자·로봇윤리가 등으로 관련 직종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이 적은 지금이 틈새시장과, 표준화 시장선점을 노릴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는 설명이다.


프리미엄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