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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공격적 판촉 전략 늘어…효과없으면 환불·교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회사원 윤모 (43) 씨는 얼마전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자동차 회사의 시승차를 타고 1박2일 지방을 다녀왔다.

쌍용자동차가 8월11일 터보 무쏘 출시와 함께 시작한 주말시승제를 이용해 본 것이다.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갈수록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길거리에서 샘플을 나눠주는 정도는 옛날 얘기이고, 이제는 제 돈주고 사간 정상적인 물건도 사용하다가 불만족스러울 경우 현금 환불을 보장하는가 하면 수천만원짜리 상품에 대한 '사용후 구매' 까지 등장했다.

쌍용자동차의 주말시승제가 한 예. 아예 가져가서 하루이틀 타보고 마음에 들면 사라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판촉팀의 윤병찬 과장은 "차량구입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가족.친구들을 자연스럽게 참여시키는 한편 시승 경험자들에 의한 구전 (口傳)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고 말했다.

휴일과 주말이면 신청이 줄을 이어 도입후 한달간 전국 1백10개 영업소에서 4백50여회 1천4백여명이 주말시승제를 활용, 나들이를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

음식쓰레기를 완전 소멸처리하는 음식물 쓰레기처리기 매직 엔트리를 만드는 ㈜동아실업은 자사 제품의 성능을 과시하기 위해 수천만원짜리를 시험설치해주고 있다.

이 기계는 특수 미생물제재를 이용해 음식쓰레기를 1백% 수증기와 기화열로 소멸시켜 쓰레기를 전혀 남기지 않는다는 것. 동아는 아파트단지.업소용으로 대당 1천6백만~3천6백만원에 이르는 기계를 서초구청과 서울예고, 분당 한신아파트등에 설치하면서 보름동안 써보고 만족못할 경우 바로 돈을 돌려준다는 전략을 채택,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불화장품도 지난 8월말 바센 이펙터란 팩제품을 시판하면서 '리턴 콜' 제도를 도입했다.

화장품 세트에 1주일치에 해당하는 샘플 (10㎖) 을 함께 넣어 사용해보고 마음에 안들면 환불.교환해주는 것이다.

제약업체인 녹십자와 대웅제약이 지난 7월초 도입한 리턴제 (무조건 교환.환불제) 도 비슷한 제도다.

대웅제약은 신제품 바퀴벌레약 바퀴케이오라인을, 녹십자는 무좀약 아토란트를 출시하면서 '써보고 효과가 없으면 무조건 교환 또는 환불한다' 고 선언했다.

E마트등 일부 유통업체들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할 술 더 떠 최근 출시한 샴푸타입 비듬치료제 에리카에 같은 제도를 도입하면서 소비자가 전화 (02 - 920 - 8373) 만 하면 동아제약 요원이 직접 찾아가서 환불해 주겠다고 나섰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 라면서 "어쨋든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득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같은 전략이 먹혀드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처음엔 망설이던 고객도 가족단위 주말시승후 자녀등의 성화에 밀려 구입결정을 하는 사례도 많다는 것. 주말시승자중 약 45% 정도가 판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회사는 분석하고 있다.

한불화장품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만만찮은 가격 (개당 3만3천원) 인데도 불구하고 큰 호응을 받은 반면 환불.반품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당초 3%, 녹십자는 5% 정도의 반품.환불을 각오하고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실제 반품률은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 신희수 부장은 "7~9월 3개월동안 평균 10만캔씩 팔려 16억5천만원의 매출실적이 올랐으나 환불 신청이 들어온 것은 1백20건뿐이었다" 고 밝혔다.

녹십자 아토란트도 7.8월 성수기동안 약 4만개가 팔려 3억5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반품은 18건에 불과했다는 것. 정기환·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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