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남은 석탄제 이용 섬유제조 국내 첫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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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석탄재로 섬유를 만든다 - .

화력발전소등에서 연간 1백만t 이상 방출되는 석탄재를 원료로 광물 (鑛物) 섬유를 제조하는 기술이 충남대 연구진에 의해 국내 처음으로 개발됐다.

충남대 양현수 (梁鉉洙.정밀공업화학과) 교수팀은 지난달 26일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린 '자원재활용 워크숍' 에서 이같은 기술을 발표했다.

梁교수팀이 광물 섬유의 원료로 사용하는 석탄재는 화력발전소의 굴뚝을 통해 배출되는 것으로 밀가루와 같은 분말형태다.

석탄재를 섬유로 만드는 공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석탄재의 주성분은 모래에서 흔히 볼수 있는 규사와 알루미나인데 이를 섭씨 1천5백도 안팎의 고온에서 녹여 덩어리로 만든 다음, 실을 자아내듯 방사 (放絲) 하는 것이다.

梁교수는 "원리는 간단하나 공정별 온도조절과 첨가물 등의 비율을 조정하는 것이 노하우" 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개발 결과를 특허출원중이다.

이번 석탄재 섬유화 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 국내에서는 매년 발생하는 1백만t 안팎의 석탄재중 약 13% 정도만이 시멘트 제조의 첨가물로 활용됐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석탄재의 이용이 이처럼 부진했던 것은 시멘트 첨가물로 사용할 경우 콘크리트등의 강도가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그러나 '석탄재 섬유' 의 경우 그 자체가 가볍고 고강도일 뿐더러 알칼리성이어서 부식등에 강한등 건축재료로 활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섬유를 이용해 콘크리트를 제조, 강도등을 실험한 결과 고강도.경량 콘크리트의 기준인 1입방㎝당 6백㎏이상을 초과하는 힘에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이미 국내 모기업이 상용화를 결정, 빠르면 내년께 석탄재 섬유를 핵심원료로한 경량 콘크리트가 출시될 전망이다.

석탄재 섬유화 기술은 미국은 물론 중국등지에서도 이미 상용화됐으나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기술개발이 전무한 형편이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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