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동남아 호텔들 객실과다·연무로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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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동남아 전체를 뒤덮었던 연무는 가시고 있지만 이 지역 호텔업계들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역 경제분석가들은 이번 인도네시아 산불의 가장 큰 피해자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호텔업계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비즈니스 투숙객들은 그다지 줄지않았지만 일반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굳이 연무가 아니더라도 동남아시아 호텔업계는 객실의 과잉공급과 높은 임금때문에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더치 모건 그렌펠 증권사의 호텔분석가 자디프 마하와르는 연무가 발생하기 전까지만해도 싱가포르 호텔업계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싱가포르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해외관광객이 싱가포르로 몰려올 것이라고 예측했던 그는 연무 발생후 투자가들에게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샹그릴라 호텔등 고급호텔의 주식을 처분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실제로 샹그릴라 호텔 홍보담당자는 "비즈니스 고객은 줄지 않았으나 관광객등 일반투숙객의 수가 일시적으로 준 것은 사실" 이라고 털어놓았다.

연무로 인한 피해도 문제지만 호텔 과잉공급도 심각한 문제다. 태국 고급호텔의 경우 성수기인 올 초여름에도 객실 점유율이 57%에 불과했는데 2000년까지는 객실수가 3천5백실이나 늘어날 전망이다.

자카르타도 현재 1천8백개 객실의 점유율도 65% 수준인데 2000년까지는 무려 4천8백실이 추가된다.

싱가포르에서는 과다한 확장보다는 높은 임금이 더욱 문제가 된다. 싱가포르의 객실요금은 매년 2~3%정도 오르지만 임금은 5~7% 증가하기 때문에 호텔들은 서비스 저하를 초래할 직원 감축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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