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새 희비 엇갈린 이회창-이인제…2개 여론조사기관 지지율 서로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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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일 오전과 오후 이회창 신한국당총재측과 이인제 (李仁濟) 전경기지사측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희비를 '교환' 했다.

먼저 李총재측이 웃었다.

이날 아침 공개된 한길리서치 조사 결과 李총재는 16.7%의 지지율을 기록, 16.5%인 李전지사와 최근 처음으로 육박전을 벌이는 형세가 됐기 때문이다.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서 ±3. 1%여서 0.2%포인트 격차로 순위가 바뀌었다고는 해석할 수 없다.

그렇지만 신한국당은 李총재가 아들 병역문제이후 처음으로 기세를 탔다고 흥분했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경선 불복이후 李전지사의 지지율이 하락추세인 반면 李총재는 완만하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다" 며 환히 웃었다.

李전지사측은 조사결과에 분노부터 표출했다.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선 10여명의 원외위원장들이 긴급 대책모임을 가졌다.

결과를 부정하면서 '이인제후보 임시대책위원회' 까지 결성했다.

이 위원회는 긴급성명서에서 "의도적인 이인제 죽이기" "여론조작" 이라며 조사방법의 문제점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들은 "여론조사의 사각지대로, 조사금지를 불문율로 여기는 평일 오후2시에서 6시 사이에, 그것도 신한국당 전당대회가 TV에서 생중계되는 시간대를 택하는등 조사의 최소한의 원칙마저 지키지 않았다" 고 비판했다.

그러나 양측 분위기는 오후 들어 뒤바뀌었다.

오후 발표된 극동조사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 李전지사 18.5%, 李총재 12.8%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李총재측은 '근접우위현상' 이 반나절로 끝난데 허탈해 했다.

양측의 이같은 예민한 반응은 두 후보 모두 2위 확보를 최소한의 교두보로 여기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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