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년간 14명 사망…O - 157 외국의 발병사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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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병원성 대장균 O - 157균이 식중독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진 것은 햄버거를 먹은 미국인이 식중독에 걸린 82년. 당시 식중독 원인균이 정확히 O - 157:H7 (O - 157가운데 특히 식품위생상 문제가 되는 세균) 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O - 157균인 것은 밝혀졌다.

그러나 90년 일본에서 도시락을 먹은 유치원생 2명이 이 병원균에 감염돼 숨진 사실이 보도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가장 최근엔 지난 8월 미국 허드슨 푸드사의 햄버거용 쇠고기 1백57점에서 이 세균이 발견됐다.

사건 발생후 제조회사는 즉시 리콜 (수거.폐기)에 들어가 고기 1천1백34만㎏을 폐기했고 이 회사의 네브래스카공장은 폐쇄됐다.

이 사고로 사망자는 없었으나 콜로라도주 주민 16명이 혈변등 O - 157균 감염 증세를 보였고 이중 5명은 입원까지 했다.

햄버거용 쇠고기에서 O - 157균 오염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육류 표면은 세균이 거의 없는 상태지만 칼로 써는등 조리과정에서 오염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농무부와 식품의약국은 사고직후 오염된 쇠고기의 코드번호를 언론에 알려 소비자가 육류를 구입하기 전에 반드시 재확인케 했고 O - 157균에 오염된 식품을 강제로 리콜하는 법안도 마련중이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7월 O - 157균 감염 환자가 매일 약 1백명씩 발생하는등 전국이 심한 몸살을 앓았다.

3개월동안 8천4백44명의 환자가 발생, 이중 10명이 생명을 잃었으며 올해도 4명이 숨졌다.

한편 이번에 동물검역소가 O - 157균을 찾아내고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서울대수의대 박용호 (朴龍浩) 교수가 개발한 O - 157:H7균 신속진단법 (유전자진단법) 이 활용돼 큰 효과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진단법은 O - 157균이 갖는 특이한 유전자 4종을 동시에 검출하는 방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이 95년에 개발한 방법보다 한단계 진보한 것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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