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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총재, '新TK역할론' 주창…영남서 만든 대통령 되고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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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 총재가 27일 영남 방문의 첫 행선지인 대구를 방문, TK (대구.경북)에 대한 본격적인 호소에 나섰다.

박정수 (朴定洙).박상규 (朴尙奎) 부총재등 20여명에 이르는 '의원 방문단' 을 이끌고 대구에 온 金총재는 지역 언론인들과의 간담회, 상공회의소 방문, 교동시장 방문등 민심 (民心) 얻기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金총재는 또 경북대 농대 시험장을 찾아 '슈퍼 옥수수' 를 개발한 김순권 (金舜權) 박사팀과 북한 식량난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영.호남 부부모임 창립식에도 참석했다.

金총재가 들고 나온 구호는 '신 (新) TK역할론' 이다.

50년만의 정권교체에 TK가 중심적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그는 "대구.경북이 지역화합의 주체가 돼 국력결집을 주도해야 한다" 면서 "DJP단일화에 TK지도자를 포함, 3자가 같이 협력해나가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고 밝혔다.

그는 또 "대구.경북의 지원없이는 누구도 대통령이 될 수 없으며 21세기를 열어갈 유능한 정권을 만들 수도, 유지할 수도 없다" 고 TK의 자존심에 손짓했다.

金총재는 아예 "국정경험이 풍부한 대구.경북인사를 등용하는 것은 나라발전을 위한 첫걸음이며 저는 대구.경북이 만든 대통령이 되고 싶다" 고 '구애 (求愛)' 심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21세기 대구.경북 플랜' 이란 정책 공약도 빠뜨리지 않았다.

위천공단의 조기 건설을 비롯, 대구의 섬유.패션도시로의 육성, 대구공항의 국제공항화, 월성 원전지역 특별대책 마련등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냈다.

한손에는 TK의 자존심을 살려주기 위한 명분을, 다른 한손엔 실리 (實利) 를 쥐어줘 환심을 사려는 두가지 목적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1박2일로 잡혀있던 대구일정이 金총재의 월드컵 한.일전 참관으로 축소 조정됐다.

그러나 金총재는 "10월5일 다시 와 문희갑 (文熹甲) 대구시장.이의근 (李義根) 경북지사도 만날 것" 이라고 말했다.

TK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金총재의 이런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얻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현지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는 것이 국민회의의 주장이다.

대구 =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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