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수익률 6~7% 회사채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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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주식시장 침체에 시달리는 증권사들이 소매채권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대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개인투자자가 연 수익률 6~7%대의 회사채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연 수익률 7.5%의 신세계건설 채권 1000억원어치 중 190억원을 개인고객용으로 떼어 판매 중이다. 9일 이 증권사의 창구엔 적게는 400만원부터 많게는 1억5000만원어치의 채권을 사려는 개인투자자들이 찾아왔다. 이 회사 김종은 채권영업팀장은 “주로 은행 정기예금에 투자하던 고객들이 최근에 금리가 떨어지면서 채권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채권이 정기예금과 주식의 중간쯤 되는 투자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SK증권도 9일부터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아차와 대한항공 채권에 대한 특판 이벤트를 실시했다. 연 수익률 6.5~6.9%의 회사채를 100만원 단위로 판매한다. 이 회사 FICC팀 김미호 과장은 “1월과 비교하면 회사채 수익률이 1%포인트 이상 떨어졌지만 A급 이상 회사채는 여전히 수요가 많다”며 “펀드 수익률은 망가지고 주식하기엔 두려운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지난달 6000억원어치의 소매채권을 판매한 데 이어 이달 첫째 주에도 1300억원어치의 판매액을 올렸다.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월 판매금액이 2배가량 는 것이다. 삼성증권도 투자자들이 원할 때 채권을 손쉽게 매매할 수 있는 ‘마켓메이킹’ 기능을 강화하며 소매채권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사는 소매채권에 대해 기관에 팔 때보다 금리를 낮게 책정한다. 기관보다 개인에게 좀 더 비싼 값에 파는 것이다. 주 수익원인 펀드와 주식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소매채권 판매는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채 발행도 늘고 있다.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8조2000억원으로 7년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번 주에도 42건, 1조1750억원어치의 회사채가 발행될 예정이다. SK증권 김 과장은 “소매채권 판매가 활성화되자 기업도 회사채 발행을 늘리는 추세”라며 “각 증권사가 개인고객에게 팔 우량 회사채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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