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 후보단일화 끝내기 수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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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DJP 후보단일화가 끝내기 수순에 접어든 것같다.

이같은 기류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후보단일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총재가 요즘 들어 부쩍 강조하는 말만 봐도 그렇다.

"내가 이리저리 기웃거린다는 얘기들을 하나본데 그렇지 않다.

나는 일관되게 내각제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을 뿐이다" "나의 당면목표의 하나는 소속의원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내각제를 위해 누구와도 뜻을 같이할 수 있지만 이회창씨는 빼고다" 는등. 22일에 이어 계속된 23일의 소속의원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동시에 '비운 마음' 과 '당의 단합' 을 강조하고 있다.

" (나와) 생각이 다르고 당이 싫으면 떠나주는게 좋겠다" "나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환장한 사람이 아니다" "결코 허튼 결론을 내리지 않을 터이니 나를 믿고 따라달라" 고 했다.

22일에는 "우리에겐 (정권의) 선택권이 있다" 며 대선정국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바 있다.

〈본지 9월23일자 2면 보도〉 한 당직자는 이같은 발언들을 상기시키면서 "대선불출마를 시사하면서 이회창후보의 여권과 더이상 거래하지 않겠다는 의사표현" 으로 조심스레 해석했다.

아닌게 아니라 후보단일화협상에 정통한 양당의 책임있는 당직자들은 수삼일전부터 "단일화는 된다" (자민련측) , "거래끝나고 계약서작성 단계에 들어갔다" (국민회의측) 고 못박으면서 협상이 끝내기 수순에 들어갔음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면 김종필총재는 왜 9월말로 잡혀있는 협상마무리 시점을 부정하고 10월이 돼야 결정하겠다고 하는 걸까. 여권과 보수대연합에 아직도 미련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 "그렇다" 고 말하는 당내 의원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10월 결론 발언은 김대중 (金大中) 총재를 겨냥한 측면이 있다" (安澤秀대변인) 고 했다.

김대중총재에게 '신뢰의 문제' 를 계속 제기해온 김종필총재로서는 공동집권후 내각제 개헌을 확실하게 집행케 하는 안전장치 마련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속의원들에 대한 '공동정권' 내에서의 대우보장 문제도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각에선 "사상 최초로 여권재집권이 불가능할 것같은 분위기에서 후보단일화나 보수대연합같은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정치권 빅뱅현상이 10월중 벌어질 수 있는 것 아니냐" 며 "단일화쪽에 무게를 두는 金총재도 그런 차원에서 정국변화를 지켜보고 있는 것같다" 고 미묘한 해석을 하기도 해 최종결과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

전영기.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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