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4년만에 우파 집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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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폴란드에 4년만에 우파정부가 다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국영 TV등 언론매체들이 21일 실시된 폴란드총선 직후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80년대 자유노조운동을 주도했던 '연대 (솔리다르노스치)' 의 지원을 받는 중도우파계열의 '선거행동당 (AWS)' 이 32~34%의 지지를 획득, 1백89개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이번 총선에서 AWS와 공동전선을 펴온 자유연합 (UW) 은 15.9% (70석) 를 얻어 제3당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결국 AWS와 UW가 제휴할 경우 연립정부 구성이 무난한 상황이다.

반면 공산당의 후신으로 지난 4년간 집권해온 민주좌파동맹 (SLD) 은 26~27% (1백57석) 의 지지를 확보하는데 그쳐 재집권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며 SLD의 연정파트너였던 농민당 (PSL) 의 지지율 역시 6.7% (32석) 로 곤두박질쳤다.

폴란드 좌파정부가 지난 4년간 특별한 실정을 저지르지 않았고 올해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가입이라는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것은 좌파정권아래서 별다른 혜택을 보지 못했다고 느낀 농민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좌파정권이 지속될 경우 연대노조운동의 중심지로 현재 경영난을 겪고 있는 레닌조선소의 매각이 현실화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위기감을 느낀 연대노조 출신 유권자들이 재결집한 것도 중도우파정당들의 승인으로 분석된다.

아무튼 이번 총선을 통해 중도우파성향의 연립정부수립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향후 폴란드 정국은 임기가 오는 2000년까지인 좌파의 알렉산데르 크바스니에프스키 대통령과 우파총리가 공존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베를린 = 한경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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