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사 대응 못 믿겠다" 6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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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초.중.고교생의 학부모 10명 중 7명은 학교 폭력과 관련해 학교나 교사의 대응을 믿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16일 초.중.고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전국의 학부모 5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9%는 '교내 폭력을 예방하고 대응하는 학교와 교사들의 활동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학부모 대부분(81%)은 현재의 학교 폭력 수준이 '심각한 편'이라고 진단하고 있으며, 3분의 2(68%)는 자녀가 폭력에 노출될 것을 걱정했다. 또 절반가량(47%)은 자녀가 '학교 폭력의 피해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자녀가 폭력의 가해자일 가능성에 대해선 86%가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 가운데 자녀가 학교 폭력의 피해를 실제로 당한 경우 '학교에 징계를 요구했다'는 답은 13%에 그쳤다. 대부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가해 학생을 직접 설득하는 등 직접 해결하고 있었다.

학교 폭력이 증가한 이유로 학부모들은 '도덕 불감증과 인성 교육의 부재'(37%), '폭력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20%)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또 학부모의 절반 이상(53%)은 일진회의 존재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일진회의 존재를 알고 두려워하는 동안 교육 당국은 마땅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던 셈이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학교 폭력 대책의 효과에 대해선 응답자의 54%가 긍정적으로 기대했으나 44%는 효과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오차 범위는 ±4.4%포인트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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