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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노조 임금 5% 반납 … 인턴 뽑아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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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화 여수공장 노조는 5일 ‘직원 및 노동조합의 일자리 나누기 동참 결의 대회’를 열고 올해 연봉 5%를 반납했다. 동시에 지역 청년 30여 명을 인턴사원으로 채용해 줄 것을 회사 측에 요청했다.

주종만 한화노조 여수지부장은 이날 결의문에서 “현재의 경제위기에 지역경제도 예외가 아님을 인식하는 여수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이번 인턴 채용이 지역 경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연장근무시간을 없애 여기서 생기는 인건비 절약분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데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화는 현재 여수공장 직원 5%에 해당하는 30여 명을 인턴으로 뽑을 계획이다. 3~6개월의 인턴 기간이 끝나면 고용 안정 차원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남영선 한화 사장은 “회사로서는 뜻밖이고 반가운 제안”이라며 “노조가 자발적으로 나서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재계 전반으로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관계사와 함께 인턴 1600명을 채용키로 하고 이날 상반기 채용 공고를 냈다. 22개 계열사와 88개 협력회사가 참여한다. 포스코가 400명, 계열사가 600명, 협력사가 600명을 뽑는다. 상·하반기로 나눠 절반씩 고용한다.


인턴 채용으로 추가 부담하게 될 인건비는 100억원 정도로 임원들이 10%씩 반납한 보수와 대졸 초임 삭감 비용으로 충당한다. 신입사원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2000여 명으로 정했다.

포스코는 또 연말까지 취약 계층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 설립도 추진한다. 사회적 기업이란 근로복지사업·간병사업·가사지원사업 등 저소득자·고령자·장애인 등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여 주는 기업이다.

롯데그룹도 인턴 700명을 채용하고, 대졸 공채 1500명을 포함한 정규직 6600명을 뽑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인턴은 지난해보다 500명, 대졸 공채는 100명 늘어난 수치다. 롯데는 통상 6월께 상반기 공채를 하지만 올해에는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또 앞으로 5년 동안 핵심 사업에 25조원을 투자하고 이를 통해 3만5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윤종민 롯데 정책본부 인사팀장은 “유통 및 식품 부문 계열사를 중심으로 협력업체의 일자리 만들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도 일자리 나누기에 나섰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보사들은 임직원 급여를 5~30% 반납하고, 이를 재원으로 회사별로 20~100명의 인턴을 뽑을 예정이다.

생보사들은 또 전화 상담·판매(텔레마케팅)센터의 인원을 늘리고, 보험설계사를 2만 명 이상 증원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지방 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텔레마케팅센터를 이전하는 방안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중이다. 생보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부서장 이상 임직원들이 임금의 5~15%씩을 반납하고, 이 돈으로 인턴을 뽑기로 했다.

한국인삼공사도 임원들이 반납한 연봉 등으로 20억원을 마련해 실직 가장과 저소득층 가정을 돕기로 했다.

 문병주·김영훈 기자

근로복지·잡셰어링에 3조원 푼다
사내복지기금 규제 완화해 근로자 지원 늘려

다음 달부터 근로자 지원을 위해 사내근로복지기금을 3조원가량 추가로 투입할 수 있게 된다. 경기 침체로 근로자들에 대한 복지 지원이 감소함에 따라 이 기금 사용에 대한 규제를 앞으로 1년간 한시적으로 대폭 완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복리후생 지원은 경제위기 속에 소득이 줄어든 근로자들의 생계 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기획재정부와 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원금은 근로자들에게 대부만 할 수 있으나 앞으로는 원금의 25%까지 근로자 복지 지원에 쓸 수 있게 된다. 또 지금은 매년 출연금의 50%만 지출할 수 있으나 앞으론 80%까지 확대된다. 이에 따라 2007년 결산 기준으로 기금의 누적원금 7조4000억원 가운데 1조8000억원, 해당연도 출연금 1조3000억원의 80%인 1조1000억원 등 총 2조9000억원이 근로자들에게 풀릴 수 있게 된다. 1983년 도입된 기금은 재원이 부족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출이 엄격히 제한돼 왔으나 경기 침체가 심해짐에 따라 생계에 곤란을 겪는 근로자들을 위해 사용을 늘리기로 방향을 튼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금 사용 제한을 완화하면 근로자들이 학자금, 주택자금, 의료비 등을 더 많이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며 “조만간 국무회의에서 기금법 시행령을 고쳐 다음 달 1일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기금 재원 일부를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에 사용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대한주택공사는 최근 기금에 출연할 40억원으로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주부 1000명을 채용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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