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콘텍, 미 한인기업 최초 투자이민 유치 자격 얻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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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가 운영하는 기업이 미 연방정부로부터 투자이민유치프로그램(EB-5)의 지역센터로 처음 지정됐다. 옥수숫대를 원자재로 합판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 이콘텍(대표 김유승·44·사진)은 최근 미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으로부터 EB-5의 지역센터(Regional Center)로 지정 승인을 받았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EB-5의 지역센터는 일종의 간편 투자이민 프로그램으로, 외국인이 통상적인 투자이민 요건의 절반인 50만 달러만 센터에 투자해 고용창출 등 정해진 조건을 충족시키면 투자자가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USCIS에 따르면 이콘텍에 대한 지역센터 승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 처음 이뤄진 투자이민 유치 허용 조치다.

이콘텍은 통상 폐기물로 처리되는 옥수숫대를 재활용해 합판을 만드는 회사다. 이 회사는 법인 소재지인 위스콘신주에 옥수숫대 합판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2007년 초 지역센터 지정을 신청했고, 2년여의 심사 끝에 지난달 11일 승인결정서를 발급받았다. 앞으로 50만 달러 이상 투자이민 희망자 60명을 모집, 3000만 달러로 위스콘신 지역에 생산 공장을 설립해 올 하반기부터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법률자문역인 유진 김 변호사는 “미국 내 한인 소유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투자이민 프로그램의 지역센터로 지정받은 것”이라며 “친환경 대체 원자재 사업이라는 점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과 맥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미국 이민 1세인 김유승 이콘텍 대표는 2002년부터 옥수숫대를 이용한 펄프와 종이, 합판 등의 개발에 착수했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만 연간 1억5000만t의 옥수숫대가 버려지는 것을 보고 활용 방안을 찾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개발 4년 만인 2006년 미국 농무부로부터 개발 특허권을 받아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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