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놓고 고민한 이인제… YS·黨 만류에 미래도 불투명

주저앉느냐 마느냐. 이인제 (李仁濟) 경기지사가 대선 출마여부를 밝힐 기자회견을 13일로 연기하며 마지막 장고 (長考) 를 거듭중이다.

李지사 출마포기를 위해 막판 총력을 기울여 온 청와대와 신한국당측은 포기를 낙관하면서도 시시각각 전해오는 李지사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李지사는 12일 밤늦게까지 측근들과 숙의를 계속했다.

4자구도냐, 5자구도냐의 대선구도 분기점을 이룰 李지사의 최종선택은 마지막까지 오리무중 (五里霧中) 이다. 편집자

이인제 (李仁濟) 경기지사가 결단의 시기를 자꾸만 늦추고 있다.

본인은 "고민이 끝나지 않아서" 라고 말하고 있고, 측근들은 "이미 출마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나 아직 걸리는게 많아서" 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해석은 측근들의 설명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막상 결행을 앞둔 李지사에겐 몇가지 걸림돌과 이 걸림돌을 둘러싼 정치적 계산을 해야한다.

우선 출마를 선택할 경우 미래가 불투명하다.

특히 경선에 참여해 패배한 터에 탈당해 출마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

출마를 선언할 경우 여론의 엄청난 역풍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李지사에겐 당장의 세 (勢)가 없다.

경선후 지금까지 함께 해온 핵심인사들중 의원은 5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15~16명정도는 원외위원장이다.

더구나 의원들은 추석전 출마선언에 반대하는 신중론자들이다.

또다른 고민은 결심을 흔들고 있는 당 안팎의 압박이다.

이회창 (李會昌) 대표측이 집요하게 설득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압박은 李지사 진영 내부의 분열을 낳고 있다.

특히 YS의 만류는 또다른 의미에서 李지사의 고민이 되고 있다.

11일 밤 YS는 전화로 李지사의 출마를 만류했다고 한다.

한 원외위원장은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발표 시기를 12일에서 13일로 늦춘 것은 순전히 YS때문" 이라고 했다.

정치적 스승에 대한 예우란 얘기다.

이런 점들은 출마여부에 대한 최종결단이 임박한 李지사에게 현실적인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같다.

한때 불출마설이 유력하게 퍼진 배경이기도 하다.

선택을 위해 단 하루의 시간을 남긴 李지사를 12일 경기도지사 공관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어제 (11일) 대통령과 연락했나.

"아무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 "

- 출마 결단에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당이지 뭐 당. 당을 떠나자니 당의 꼴이…와해될 것같고, 그렇다고 국민들과 내부 조직원들을 무시할 수도 없고…. "

- 불출마 압력을 받은 일은.

"일절 없다. "

- 오늘 발표한다 해놓고 내일로 다시 연기한 이유는.

"결심을 아직 못해서다. "

- 그렇다면 추석을 넘겨 결정할 수도 있는게 아닌가.

"추석전에 (거취를) 분명히 한다고 약속했다.

하루라도 빨리 뭔가 분명히 해두는게 좋지 않은가. " - 오늘 현역의원들이 와있는데.

"최종 결심은 혼자 한다. 다만 현역 3총사 (김운환.김학원.원유철의원) 와는 좀 더 얘기할게 있다. 원외위원장들은 대개 결행쪽이다. "

- 당심과 민심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정당정치는 정상적으로 당을 통해 민심으로 가는거다. 전근대적인 정당구조 때문에 갈등한다. " - 내부에선 불출마가 정치생명의 끝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그런 계산은 안한다. 정치적인 리더십이 중요한 거지. 정치의 세계는 역동적이다. "

수원 = 박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