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에 'TK 박준규·박철언·박태준 의원' 변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단일화협상 가도에 대구.경북 (TK) 의 야권의원들이 변수로 등장했다.

자민련의 박준규 (朴浚圭).박철언 (朴哲彦) 의원, 무소속 박태준 (朴泰俊) 의원등 이른바 'TK 3朴' 이 그들이다.

박준규.박철언의원이 특히 강경하다.

탈당까지 들먹이며 김종필 (金鍾泌) 총재의 조기 양보와 협상타결을 압박하고 나섰다.

'JP가 단독 출마할때 끌려갈 수 없다' 는 입장 뒤에는 DJP협상에서 TK 몫이 보장되지 않은데 대한 불만도 엿보인다.

양당 주류는 미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회의는 '고맙지만, 내놓고 고맙다고 할 수 없는 처지' 다.

김종필총재의 '노기 (怒氣)' 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자민련은 "그 사람들은 전부터 김대중 (金大中) 총재와 가까운 사이" 라며 가볍게 치부하고 있다.

자민련 주류 입장에서 김대중총재와 자당 (自黨) 의원들의 물밑 접촉은 기분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김종필총재는 당 대변인실이 11일 김대중총재의 '김현철 (金賢哲) 관용론' 을 비난하자 "왜 쓸데없이 김대중총재를 공격하느냐" 며 초연한 태도를 보였다.

일련의 움직임이 단일화 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지, 반대로 협상을 원점으로 돌리는 요인일지 현재로서는 확실치 않다.

다만 자민련의 TK의원 사이에서 최근 'DJ지지 불가피론' 이 강세를 띠는 것만은 분명하다.

두 朴의원은 이번주부터 일부 갈등을 각오하고라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나섰다.

박준규의원은 11일 TK지역의 반 (反) 김대중 심리에 대해 "내가 십자가를 지겠다" 고 했고, 박철언의원은 참모진의 대선출마 요구를 질책하면서 DJ중심의 정권교체로 방향을 잡았다.

김복동 (金復東) 수석부총재, 박구일 (朴九溢).박종근 (朴鍾根) 의원은 공개적 입장 표명은 아직 미루고 있지만 양 朴의원과 긴밀한 접촉을 갖고 있다.

이정무 (李廷武) 총무와 안택수 (安澤秀) 의원은 "김종필총재의 결정을 따르겠다" 는 쪽이고, 이의익 (李義翊).김종학 (金鍾學) 의원은 지역정서를 들어 여전히 부정적이다.

그렇다면 DJ.JP.TJ 세 사람은 일을 어떻게 풀어나갈까. 김대중총재는 9월말을 넘기더라도 앞서 3朴과의 소 (小) 통합보다 JP와의 계속적인 협상에 주력할 구상이다.

조세형 (趙世衡) 대행등 원로급 참모들도 여전히 DJP단일화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

김종필총재는 TK일각의 반발을 무마하며 국민회의로부터는 더많은 것을 얻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추석 연휴중 모종의 접촉을 갖고 대책을 강구할 생각이다.

박태준의원이 주목된다.

침묵을 깨고 양金총재간 거중 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국민회의와 자민련, TK세력간의 '원만한 3자 연대' 를 원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양당 일각에서는 "TK의원들 움직임이 세 그룹간 공식협상을 가속화시키는 측면도 있다" 고 지적하고 있다.

김현종.전영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