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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꿈나무] 위인들 '포장' 벗기니 진짜 사람 같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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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0세기를 만든 사람들 시리즈
사이먼 애덤스 등 지음, 김석희 옮김
어린이, 전 3권, 116∼120쪽, 각 권 8500원

세상을 바꾼 용기 있는 아이들
제인 베델 지음, 김선봉 옮김, 김순금 그림
꼬마이실, 240쪽, 9800원

▶ 미국의 민권 운동 지도자인 마틴 루서 킹은 간디와 마찬가지로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했다. 사진은 킹이 1963년 8월 30일 워싱턴 행진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의 내일, 지구의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를 알 필요가 있고 과거를 아는 좋은 방법은 역사를 읽는 것이다. 헌데 역사는 결국 사람들의 행적을 기록한 것이다. 때문에 과거를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사를 만든 사람들의 전기를 읽는 것이다.'

'마하트마 간디' '윈스턴 처칠' '마틴 루서 킹' 등 '20세기를 만든 사람들' 시리즈 세 권을 모두 번역한 김석희씨가 '옮긴이의 말'에서 정리한 전기를 읽어야 하는 이유다.

헌데 책장을 넘길수록 '20세기 시리즈'는 여느 위인전들과 사뭇 다르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마하트마 간디'에서 어린시절을 소개하는 첫머리는 '모한다스 간디는 유복하고 지체 높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모한다스는 훗날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 될 싹수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다소 삐딱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1891년 영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따고 돌아왔지만 처음 선 법정에서 잔뜩 겁을 먹은 데다 너무 수줍어서 말 한 마디 못했다는 참담한 실패의 일화도 담담하게 소개한다. '마하트마…'는 위인전에 흔히 동원되는 미사여구라는 체지방을 확 줄인 '다이어트 위인전'인 것이다. 두툼한 성인용 간디 전기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수십장의 간디 사진들도 눈에 띈다. 때문에 책은 '전기+다큐멘터리' 쯤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자극받고 나아가 자신의 귀감으로 삼을 만한 모델이 반드시 어른 위인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세상을 바꾼…'은 꼬마 위인들의 극적인 활약상을 전한다.

1982년에 태어나 14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 간 파키스탄의 이크발 마시흐는 어린이 노예 반대 투사로 떠받들어진다.

네 살 때 카펫 공장에 사실상 팔려가 노예처럼 노동력을 착취당하던 이크발은 열살 때 '노예 노동 해방 전선'이라는 NGO와 인연을 맺은 게 계기가 돼 악덕 공장주에 맞선 결과 결국 자유를 얻고 전국을 돌며 노동해방을 강연하는 유명인사가 된다. 열두 살 때는 한 인권단체에서 주는 상을 받으러 미국에 다녀오면서 국제적으로도 알려진다. 십대 초반 소년의 용기와 결단력이 믿기 어려울 정도다.

책은 15살 때 맹인용 점자를 개발한 프랑스인 루이 브라이, 14살에 중동 평화를 외친 팔레스타인 소년 아셀 아슬레 등 21명의 사연을 소개해 놓았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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