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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然금술사] 16. 휴대폰 충전, 이젠 "돌리고 달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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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레저용이 아니라 주요한 교통수단이던 시절이 있었다. 1960~70년대 자전거는 '헤드라이트'가 있었다. 밤길을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전원은 앞바퀴에 달린 병모양의 발전기다. 바퀴에 닿은 발전기가 돌아가면서 전기가 나오고 라이트가 켜 지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 자전거 발전기 전선을 구리침이 있는 막대로 연결해 연결해 물고기를 잡기도 했다. 한사람이 자전거를 세워놓고 페달을 돌리면 다른 한 사람이 양극과 음극으로 된 두개의 '구리막대'를 바위틈에 집어넣고 물고기를 감전시켜 잡는다. 물론 불법이다. 아직 어린 세대들에게는 전설같은 얘기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자전거 발전기가 지구 반대편에서 휴대폰 충전기가 되어 다시 나타났다. 영국의 한 디자인학교 학생인 프랑스 출신 오스카 헤르메트가 만든 '자가 발전기(사진上)' 다이나모다. 사람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오스카씨는 이 자전거를 90분동안 타변 휴대폰 충전이 끝난다고 말한다. 오스카씨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또 의문을 품고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디자이너의 책임" 이라고 주장한다.

그린에너지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최근 '자가발전' 관련용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웬만한 소형 전자기기는 사용자가 직접 전기를 생산해서 사용하자는 것이다. 이는 오명이 전혀 없는 완전한 클린 에너지다.

프랑스의 디자인 팀 '모드랩스'는 자가충전 방식을 이용한 '요요 휴대폰(사진下)'을 선보였다. 요요의 빠른 회전력과 상하 운동 에너지를 이용하면 휴대폰 정도는 얼마든지 충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휴대폰 폴더를 열었다, 닫는 힘으로 충전을 하는 비즈니스 휴대폰 '유턴(U-Turn)', 조깅 등 운동을 하면서 충전이 되는 '런웨이( Runaway) 등 세종의 '컨셉 휴대폰' 을 발표했다. 2006년 발표된 이 자가충전 휴대폰 디자인은 아직 제품화 되지는 않았지만 세계적인 화제가 됐었다.

네덜란드 출신인 프리랜서 디자이너 Gert-Jan van Breugel 은 휴대폰 뒤에 붙어있는 레버를 손으로 돌려서 충전하는 '밤부' 컨셉트 휴대폰(사진3)을 선보였다. 손으로 발전기를 돌려서 충전하는 방식이다. 휴대폰과 배터리, 충전기가 결합된 일체형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으며 자판은 대나무를 사용했다.

일체형은 아니지만 휴대폰 충전용 '셀프차저'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다(green-concept.co.uk). 충전기를 휴대폰에 연결한 뒤 손잡이를 돌리면 충전이 된다. 불편한 점이 없지 않지만 그만큼 휴대폰 사용이 줄어들게 되니 여러모로 이익이다. 또 야영이나 오지여행을 할 때 갖고 다니면 휴대폰 충전걱정은 없다. 또 태양광 충전기와는 달리 날이 흐리거나 밤에도 사용할 수 있다. 11파운드(22,000원)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기존의 '전기 충전기가 필요없는 휴대폰 시대'가 곧 올것 같다. 이 외에도 흔들어서 충전하는 전자계산기(Dynamo Calculator·)도 있다. 가격은 5600원.

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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