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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구가 돔 천장 맞아도 ‘인 플레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일본 도쿄돔을 찾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타구가 천장에 맞으면 어떻게 판정할까’일 것이다. 답은 ‘천장은 없는 셈 치면 된다’이다.

천장을 맞고 떨어진 공을 야수가 잡으면 아웃이고, 그라운드에 떨어지면 인플레이다. 타구가 천장의 구멍으로 들어가거나 철근 사이에 박히면 2루타가 선언된다. 여느 돔구장은 천장에 스치기만 해도 홈런으로 인정하지만 도쿄돔은 아니다. 그러나 천장 한가운데(높이 약 43m)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를 때리면 홈런으로 인정된다. 1990년 랠프 브라이언트(당시 긴테쓰)가 처음 이곳으로 타구를 날려 ㈜도쿄돔으로부터 상금 300만 엔을 받기도 했다.

도쿄돔에는 밀고 당기는 문이 없다. 기압 유지를 위해 3개 층 11개 입구의 출입문이 모두 회전식이다. 상승 기류를 이용해 천장을 지탱하기 때문에 돔 내부 기압은 외부보다 0.3% 높게 유지된다. 출입문을 드나들 때마다 귀에 기압 차를 느낀다.

도쿄돔은 ‘일본 야구의 심장’으로 불린다. 일본 최초의 프로 팀이자 최고 인기 팀인 요미우리의 홈구장인 데다 각종 국제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일본 스포츠, 나아가 일본 문화를 상징하는 도쿄돔에는 야구 경기가 없어도 1년 365일 이벤트가 열린다. 미국프로농구(NBA) 경기가 96년 두 차례 열렸고, 미국프로풋볼(NFL) 경기는 94·95년 개최됐다. 마이크 타이슨-제임스 더글러스의 복싱 헤비급 타이틀전(90년)도 있었고, 예전에는 일본 프로레슬링과 이종격투기 K-1 대회도 자주 열렸다. 또 세계적인 팝 가수 마이클 잭슨(88·92·96년), 마돈나(93년), 폴 매카트니(90·93년), 두란두란(89년) 등은 도쿄돔 특설무대에 섰다.

도쿄=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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