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40%가 가동 멈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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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과 소비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투자도 급감하고 있어 한동안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비 25.6%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이후 석 달째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조선업이 그나마 10% 넘게 증가하며 선전했지만,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35.3%)와 자동차(-49.4%)가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61.5%까지 떨어졌다. 생산시설과 인력의 40%가 쉬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2차 오일쇼크와 정정 불안이 겹친 1980년 9월의 61.2% 이후 최저치다. 외환위기 당시 가동률이 가장 많이 떨어졌던 98년 7월의 63.9%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생산이 워낙 빨리 줄어든 까닭에 주요 업종의 재고는 감소했다. 통계청 윤명준 산업동향과장은 “생산이 출하보다 빨리 감소하면서 재고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것만으로는 경기 호전 신호로 판단하기 어려우며 결국 주문이 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1월에는 설 특수가 끼어 있었지만,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 소비재 판매는 전년 동월비 3.1% 감소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8~10% 판매가 늘어나는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홈쇼핑 등이 부진했고, 특히 자동차와 컴퓨터 등 내구재의 판매가 20% 가까이 줄었다. 설비투자도 두 달 연속 20% 넘게 감소했다. 국내 기계 수주의 경우 공공 부문에서 주문을 대폭 늘렸는데도 47.8%나 줄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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