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상장 경매제 효율성 크게 떨어져…서울대 송정환씨 논문서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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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농수산물 상장경매제가 유통과정의 공정성.투명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의매매에 비해 가격 변동폭이 크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등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의 경우 상장경매제로 인한 추가비용이 연 4백억원에 달하는등 비용측면에서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런 주장은 서울대 농경제학과 송정환 씨의 석사논문 '농산물 도매시장 거래방식에 관한 실증적 비교분석' 에서 제기됐다.

상장경매제에 대한 문제 지적이 가끔 있어오긴 했지만 현장 검증을 통해 결과가 계량화된 것은 드문 일이다.

宋씨는 "상장경매제가 효율성을 우선으로 하면서 공정성을 보완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고 지적했다.

모든 거래는 경매.입찰에 의해 이뤄지도록 하는 상장경매제는 지난 91년부터 농수산물 공영도매시장에서 단계적으로 확대 실시되고 있다.

◇ 공급량에 따른 가격 진폭 = 가락동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진 무.배추.시금치.마늘등 8개 품목을 대상으로 93년 (수의매매) 과 96년 (상장경매) 의 가격변동폭을 비교한 결과, 상장경매를 했을 때의 가격 등락폭이 수의매매보다 3배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금치는 상장경매가 수의매매보다 26.5배나 큰 가격변동을 보였고 미나리는 12.5배, 부추 8.3배등으로 나타났다.

◇ 비용 = 가락동시장의 경우 경매가 시작된후 ▶경매장비용 1백72억원 ▶경매사비용 1백8억원▶수산부류를 제외한 배송료 1백22억원등 연 4백4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 시간 = 무.배추등 트럭단위로 판매되는 품목들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포장 채소류및 과일류는 경매때 시간이 수의매매 때보다 평균 4~7시간 더 걸렸고, 특히 수박등은 최고 24시간이나 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 농산물 신선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일반적으로 경매 개시시각이 정해져 있는데다 중도매인들이 반입 농산물의 질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보완 방향 = 우선 산지 또는 타도매시장에서 이미 가격이 결정된 품목이나 신선도가 빠르게 변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거래방식을 자유롭게 하도록 인정해야 한다는 것. 또 개별중도매인이 아닌 법인화된 중도매인에 한해 수의매매를 허용하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거래내역및 기장 의무화 ▶위규 중도매인에 대한 자격박탈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가락동시장과 같이 대표적인 곳을 제외한 다른 공영도매시장은 거래 방법을 자율적으로 선택토록 해 비용 낭비를 줄이고 기계식 경매방식을 정착시켜 경매시간이 길어지는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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