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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의 여왕’ 가수 적우 “노래 부를 땐 배우처럼 꼭 시놉시스 읽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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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시합을 앞둔 스모선수처럼 먹고 또 먹는다. ‘결전’을 앞두고 긴급 체력보충이 필요해서다. 13, 14일 이틀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생애 첫번째 단독 콘서트를 여는 가수 적우(본명 문유경·38·사진).

“가수는 몸이 악기잖아요. 저는 몸무게가 55㎏을 넘지 않으면 배 아래서 소리가 제대로 올라오질 않아요. 공연에서 ‘예쁘다’는 이야기보단 ‘노래 좋았다’는 평을 듣고 싶거든요.”

적우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촉촉하고 허스키한 목소리는 귀에 익는다. 각종 드라마의 이별 장면에 배경음악으로 그의 노래가 흘러나왔던 까닭이다. KBS 드라마 ‘못된 사랑’ 삽입곡 ‘천상의 왈츠’, ‘황금사과’ 주제곡 ‘꿈꾸는 비앙카’, SBS ‘게임의 여왕’에 등장한 ‘널 원해’ 등을 불러 ‘OST(Original Sound Track)의 여왕’이란 별명도 얻었다. 최근에는 SBS 수목드라마 ‘스타의 연인’(‘그대 자린 여긴데’)과 MBC 주말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금이의 테마 ‘비밀’) OST 작업에 참여했다.

“감독님들이 제 목소리가 슬픈 화면에 잘 젖어든다 하시더라고요. OST에 들어갈 노래를 부를 땐 스스로 드라마에 출연하는 한 명의 연기자라고 생각해요. 녹음하기 전에 시놉시스도 반드시 읽어보고요.”

20대 초반에는 “나이에 비해 목소리가 너무 깊다”는 이유로 데뷔 기회를 여러 번 놓쳤다. 10여 년을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노래하다 첫 앨범 ‘파도를 훔친 바다’를 발표한 게 2004년. 지난해 말 3집 ‘스페로 스페라(Spero Spera, 숨 쉬는 한 희망은 있다는 이탈리아어)’를 발표한 후에야 조금씩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니 “40대는 되어야 빛이 날 목소리”라는 음악계의 예측이 대략 들어맞은 셈이다. 3집 타이틀곡인 ‘하루만’은 편안한 발라드 리듬에 트로트의 ‘뽕끼’를 살짝 가미해 만든 곡.

“1집 때부터 좋아해주신 팬들이 ‘노래방에서 부를 수 있는 곡 하나만 만들어 달라’고 많이 말씀하셨어요. 요즘 주부가요교실에서 ‘하루만’이 연습곡으로 많이 쓰인다고 하니 목적은 달성한 셈이죠?(웃음)”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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