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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도 포도축제 까치떼 비상…수확량 20% 감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까치떼를 쫓아라"

맛과 당도가 뛰어나 경기도내 포도축제중 최대인 '대부도 포도축제' 가 까치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오는 10일 안산시 대부도에서 열릴 예정인 이 축제를 열흘 앞둔 요즘 까치가 수십마리씩 떼를 지어 포도밭을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축제의 주인공 (?) 인 포도를 무차별로 쪼아대고 있기 때문이다.

육지에 비해 수확기가 한달정도 늦어 5일부터 본격적인 수확을 시작할 예정인 이곳 대부도에서는 전체 7백20여㏊의 포도밭에서 올해 1백20만상자 (상자당10㎏) 를 수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반갑지않은 '불청객' 들이 극성을 부려 최소한 수확량의 20%의 감소가 불가피한 실정. 까치떼들이 한알만 쪼아대도 흘러나오는 과즙으로 인해 포도송이 전체를 버리게 되기 때문. 까치떼가 날아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5일부터. 매년 까치가 많은 대부도였지만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부쩍 늘어 어림잡아 수백마리에 이르고 있다.

상황이 이쯤되자 농민들은 황급히 카바이드를 이용한 폭음탄을 쏘아대는등 까치떼 쫓기에 나서고 있지만 워낙 영리해 처음에는 날아가다 요즘에는 '공갈' 인지 알고는 태연히 일을 보기 때문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고심끝에 농민들은 까치가 전통적인 길조임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공기총을 이용해 까치를 사살키로 했지만 이 역시 마땅치가 않은 실정이다.

공기총이 경찰서에 영치돼 있는데다 유해조수 포획면허와 수렵에 필요한 교육이수등 각가지 제약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농민 盧영호 (40) 씨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단 며칠만이라도 시한부로 공기총 사용을 허용해줬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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