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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만난 6자회담 … 한·미 수석대표 새 얼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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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6일 국무부 청사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 대사를 대북 특사에 임명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보즈워스 특사는 다음 주 초 한국·중국·일본·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성 김 국무부 북핵 특사, 보즈워스 대북 특사, 클린턴 장관, 이라크 대사에 지명된 크리스토퍼 힐 전 동아태 차관보. [워싱턴 AFP=연합뉴스]

새로 바뀌는 한국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는 출발부터 험준한 산을 만났다. 본안인 북핵 문제는 꺼내지도 못한 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도로 6자회담의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미측 수석대표가 된 성 김 특사는 한인 1.5세대로 그동안 미측 차석대표로 활동해 최근 흐름을 꿰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군축협상’ 요구에 이은 미사일 발사 시도 국면이 복잡해져 한·미 대표들은 빨리 호흡을 맞춰야 할 상황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성 김 특사는 능력과 자질,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이라면서도 “다만 수석대표로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하는 만큼 적응 기간이 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김숙 외교부 평화교섭본부장의 국정원 1차장(해외담당) 이동에 따른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임 인선을 서두르고 있다. 후임으로는 위성락 외교부 장관 특별보좌관(외시 13기)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조태열 주스페인 대사(13기), 조태용 주아일랜드 대사(14기), 김규현 주미 공사(14기) 등도 물망에 올라 있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27일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임명할 것”이라며 “청와대 측과 협의를 해야 하고 검증도 거쳐야 하기에 대통령 동남아 순방(3월 2일) 전에 임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후임 인선이 이뤄지더라도 복잡한 정세를 파악하고 주변국과 호흡을 맞추는 데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는 스티븐 보즈워스 북핵 특사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보즈워스 특사와 성 김 특사를 한국·일본·중국·러시아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보즈워스 특사는 순방기간 대북 접촉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순방지에서의 협의 결과와 북한의 반응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 놨다. 북한이 미국의 정권교체와 경제위기 상황에서 ‘판 흔들기’를 하고 있지만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잰걸음과 위기 때마다 극적 돌파구가 마련된 과거 사례를 들어 6자회담 조기 개최를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김숙, “아무것도 해놓은 게 없다”=김숙 전 본부장은 27일 “들여다보면 성과라고 할 게 있지만 흡족할 정도는 아니어서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 떠나는데 주저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비핵화 2단계(불능화 및 대북 중유 100만t 지원)를 마무리하지 못한 회한이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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