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100년 전 임금님의 밭 갈기-순종의 친경식(親耕式) 행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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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호 09면

1909년 4월 5일.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이 행차를 했다. 밭을 직접 갈고 농사를 권장하는 친경식(親耕式)을 위해서다. 농사를 중시 여기는 임금의 뜻을 농부들에게 알리고 백성들의 고통을 달래주기 위함이었다. 고종 31년(1894년) 이래 오랫동안 행하지 않았던 행사였다. 순종은 이날 오전 10시 돈화문을 지나 선농단 남단의 동적전(東籍田)으로 가서 쌍우(雙牛)에 멍에를 씌운 뒤 연장을 직접 잡고 밭을 갈았다.

황족과 각 대신들도 한 번씩 돌아가면서 밭을 가는 예식을 행했다. 다음으로 70세 이상 고령의 농부들이 일제히 경전하는 행사가 이어졌다. 순종은 동적전 근처에 설치한 관경대(觀耕臺)에 올라 신하들이 밭 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오후에는 뽕나무와 소나무, 전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를 심고 오후 2시30분 환궁했다고 한다.

사진아카이브연구소 이경민 연구원은 “일제는 순종의 친경식을 민심을 달래는 소재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사진미술관이 확보한 9장의 1909년 순종 친경식 사진(각 21.8x27.6㎝)은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황실 행사를 담당했던 이와타의 사진관에서 촬영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종과 순종의 어진, 영친왕과 이우의 초상, 고종의 국장 사진첩 등 관련 사진 50여 점이 원본 및 디지털 복제본 형태로 공개된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순종과 왕비 순정효황후 윤씨의 모습(20.3x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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